지방 국립대에서 차기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선거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대학 구성원들의 투표 반영 비율로 시작된 갈등이 법정 소송으로 비화되고, 총장 후보로 선임된 특정 교수를 반대하는 촛불집회도 등장했다. 대학인들의 축제가 돼야 할 총장 선거가 구성원 간 갈등만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지난 18일 인천대에서는 이 대학 일부 교수와 재학생, 직원, 동문 100여 명이 모여 2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총장선임진상규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이사회에 총장 선임 철회를 요구하며 거리 행진에 나섰다. 서해용 진상규명위 공동위원장은 “이사회는 대학 구성원 2500여 명의 투표를 통해 추천된 차기 총장 1, 2순위 후보를 제외하고 3순위 후보를 선임한 사유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인천대 이사회는 이달 1일 조동성 현 총장 등 9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고 총장추천위원회 평가(대학구성원 75%, 추천위 25%)에서 3순위를 차지한 이찬근 무역학부 교수를 차기 총장 후보로 결정했다. 이사회 재적수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선임돼 차기 총장 선출 과정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게 이사회 측 주장이지만, 1위와 2위의 부적격 사유를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 대학 재학생 A씨는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투표권은 왜 줬는가”라며 항의했다.인천대 미래를 걱정하는 교수모임(187명), 인천대민주화기념사업회 등 일부 교수와 동문들도 합류하면서 인천대 총장 선거는 지역사회 이슈로 급부상했다. 지역 여론도 이사회 결정에 대해 지지파와 철회파로 나뉘면서 둘로 쪼개지는 분위기다. 한편 총장추천위에서 1순위를 차지한 최계운 명예교수는 지난 9일 인천지방법원에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사회가 총장 임명 제청의 행정절차를 더 진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경수 전 총장은 “차기 총장 선거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후보에 대한 논문 검증, 대학구성원 투표, 총장추천위 평가, 이사회 투표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거꾸로 연구논문 검증을 위해 이사회가 최종 투표일을 1주일 연기한 게 3순위 후보에 대한 불신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부산에서는 17일 투표 반영 비율을 둘러싸고 내부 구성원 간 갈등을 빚었던 부경대 차기 총장 선거가 비교수단체(직원, 조교, 학생)의 반발로 무산됐다. 총장추천위는 다음달 1일 모바일로 총장 임용 후보자 선거를 치를 계획이지만 이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 선거 사무를 위탁받은 부산남구선거관리위원회가 관련 규정 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다음달 15일 8년 만에 직선제로 총장 선거를 하는 경북대도 대학 구성원 간 투표 반영 비율을 놓고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와 총학생회 등은 “교수 80% 반영 비율에 비해 직원 15%, 학생 5%는 너무 낮다”며 법원에 ‘총장임용후보자선정 규정 무효 확인의 소’를 제출했다. 전남대도 9∼10월 치러질 차기 총장 선거에서 교수, 직원, 조교, 학생들의 투표 반영 비율을 놓고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인천=강준완 기자/전국종합 jeffkang@hankyung.com
경기 성남시가 연내 ‘판교 게임·콘텐츠 문화 특구’ 지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성남시는 22일 시청에서 은수미 시장 등 관계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판교권역 게임·콘텐츠 문화 특구 기본계획 수립 및 지정 실행계획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보고회에서 한국종합경제연구원을 용역사로 선정했다.한국종합경제연구원은 앞으로 8개월간 게임·콘텐츠 기업 기초조사 자료 및 현황 분석자료, 특화사업 분석과 계획, 판교 제1·2테크노밸리를 포함한 특구 범위와 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한국종합경제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게임산업 육성 방안도 수립하기로 했다. 게임산업 육성 방안의 핵심은 19억원을 투입해 2023년 말까지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 광장거리 750m 일대에 콘텐츠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게임 콘텐츠 거리에는 조형물과 특화조명, 체험시설 등을 설치한다.성남시는 이번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삼평동에 건립하는 e스포츠 경기장과 맞물려 방문자가 증가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판교 일대가 특구로 지정되면 외국인 직원 체류 기간 연장 등의 혜택이 주어져 우수인력 확보도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시는 오는 9월 중간 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특구 지정 신청서를 작성해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12월 특구 지정을 받는 것이 목표다. 은 시장은 “판교 게임·콘텐츠 문화 특구 지정과 콘텐츠 거리 조성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창조 도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성남=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충청남도는 서산 대산첨단화학단지에 2조8900억원 규모의 현대오일뱅크 공장 신설 투자를 유치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맹정호 서산시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이날 현대오일뱅크 서산 대산공장에서 석유화학 공장 신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현대오일뱅크의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은 대산첨단화학단지인 현대대죽1산업단지의 67만2528㎡ 부지에 2021년까지 2조7000억원을 들여 정유 부산물 기반의 석유 화학공장(HPC)을 신설한다. 현대케미칼은 이곳에서 플라스틱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을 연간 각각 75만t, 40만t 생산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현대오일뱅크는 1900억원을 투입해 현대대죽1산단 인근 공유수면을 매립한 뒤 82만6976㎡ 규모의 현대대죽2산단 부지도 조성하기로 했다.현대오일뱅크는 에틸렌·프로필렌 유도체, 고부가 윤활기유, 수소 생산 등 미래 에너지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HPC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매년 1조5000억원의 생산 효과와 2400억원 규모의 부가가치 효과, 10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신규 창출될 것으로 도는 기대했다.강 대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HPC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추진해 에너지 화학기업의 초석을 놓겠다”고 강조했다.양 지사는 “산단을 성공적으로 조성해 세계적인 경제침체를 극복하는 사례를 제시하고, 국내 석유화학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서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