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실시협약 갑자기 연기…도 "일방 추진 어려워"
포항∼울릉 대형여객선 건조 암초 만나…군·도의회서 반대
경북 포항과 울릉을 잇는 대형유객선 건조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경북도는 22일 울릉항로 신조 여객선 실시협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잠정 연기했다.

울릉군은 포항∼울릉 항로 대형여객선 썬플라워호가 올해 2월 말 선령과 임대차 계약 등 문제로 운항을 중단함에 따라 대신할 대형여객선을 구하고 있다.

군은 운항결손액을 지원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공모한 끝에 지난해 12월 말 대저건설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뽑혔다.

대저건설은 전체 2천125t, 탑승 정원 932명 규모를 갖춘 여객선을 올해 초 발주하기로 했다.

그러나 울릉군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와 울릉을 지역구로 둔 남진복 도의원이 대형여객선을 여객 전용이 아닌 자동차와 화물도 실을 수 있는 화물겸용 여객선(카페리)으로 바꿔야 한다며 제동을 걸면서 군과 선사는 실시협약을 맺지 못했다.

도는 울릉군민 이견 조율을 위해 경제특보를 2회 울릉군에 파견해 군, 군의회, 선사, 주민단체 등이 동의하는 합의안을 끌어내 22일 실시협약을 맺기로 했다.

주민 요구를 수용해 새 여객선에 25∼30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하고 6개월 이내에 임시로 여객 및 화물 겸용 여객선을 도입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시 도의회, 군의회, 비대위가 합의문에 대해 더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실시협약 체결을 연기하기로 했다.

도의회와 군의회 등은 "주민이 원하는 내용이 있으니 더 살펴보자"란 취지로 추가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얽히고설켜서 명확하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도는 실시협약을 맺으면 재정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도의회, 군의회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철우 도지사는 "울릉군민이 원하는 대형여객선 도입이 조속한 시일 내 이뤄져 이동권 보장, 경북 관광 활성화, 울릉 발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