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동의하면 서울지역 국제중 폐지
대원·영훈국제중 25일 지정취소 청문…평가 문제점 주장할 듯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대원·영훈국제중학교의 국제중 지정을 취소한 데 대해 학교 측 입장을 듣는 청문 절차가 25일 진행된다.

두 학교는 교육청이 5년간의 운영성과를 평가하면서 지난해에야 평가지표를 바꾸는 등 평가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할 계획이다.

21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대원·영훈국제중은 각각 25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청문 절차를 진행한다.

국제중은 교육 당국이 지정한 특성화중학교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교육감이 5년마다 학교 운영 성과 등을 평가해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교육부 장관 동의를 받아 특성화중학교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10일 두 학교가 국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과 교육격차 해소 노력 등이 부족했다며 운영성과 평가에서 특성화중 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서울지역 국제중은 폐지된다.

두 학교는 이번 청문에서 평가 과정의 부당함을 지적할 계획이다.

교육청이 지난 5년간의 운영성과를 평가하면서 지난해 말에 평가항목과 배점을 바꿨는데 이는 지정취소를 염두에 두고 학교 측에 불리한 결정을 한 것이라는 게 학교 측의 주장이다.

재지정 기준 점수를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 조정한 점, 학교 구성원 만족도 총점을 15점에서 9점으로 하향 조정한 점, 감사 지적에 따른 감점을 5점에서 10점으로 상향 조정한 점 등이 모두 학교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두 학교는 앞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국제중 폐지라는 개인적 견해를 그동안 공공연하게 밝힘으로써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하도록 했으며,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이나 국제중의 일반중 전환을 자신의 성과로 홍보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청문이 진행됨에 따라 학생·학부모들의 반발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두 학교 학부모들은 이번 주 지정취소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국제중 폐지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만6천명 이상이 동의했다.

대원국제중 2학년인 A양은 "처음 학교에 들어와 영어 수업을 못 따라가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자유학기제로 시험을 안 보는 1학년 때 학교에서 집중적으로 도와줘 지금은 다 같이 공부한다"며 "따로 학원에 다니지 않고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어 좋은데 국제중이 입시학원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 2명이 각각 일반중학교와 국제중학교에 다닌다는 학부모 이모(48)씨는 "최근에 하는 온라인 수업만 봐도 일반중에서는 그냥 EBS 보라고 하는데 국제중에서는 선생님들이 직접 수업을 녹화하고 아이들과 계속 커뮤니케이션한다"며 "공교육의 질을 높일 생각을 해야지 왜 하향 평준화할 생각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