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다음달 증인으로 소환될 예정인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을 집중공격했다. 조 전 장관은 19일 본인의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하며 "특별감찰반 원칙을 어긴 사람이 김태우 전 수사관"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이날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재판을 속행했다. 당초 김 전 수사관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있었지만 김 전 수사관은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참석하기 이날 증인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김 전 수사관은 지난해 2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장본인이다. 당시 김 전 수사관은 유 전 부시장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첩보를 받고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의 감찰이 윗선의 지시로 중단됐다고 폭로했다.

이날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조 전 장관은 "현행 대통령비서실 특별감찰반은 과거 이른바 '사직동팀'의 권한 남용을 근절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대통령 비서실 직제는 감찰 대상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감찰 행위도 비강제적인 방법으로 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원칙을 어긴 사람이 오늘 증인으로 소환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라며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 내부 감찰을 통해 비위가 확인돼 징계 및 수사의뢰 됐다"고 김 전 수사관을 정조준했다. 조 전 장관측이 선제적으로 김 전 수사관의 진술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은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조국"이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했다.

같은 날 오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재판을 받기 위해 수원지법에 출석한 김 전 수사관은 "유재수 감찰을 해야 하는데 (조 전 장관이) 무마했지 않느냐"며 "그것이야말로 감찰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인데, 왜 내게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16개월간 매일 1건 이상씩, 백 수십 건의 보고서를 올렸다"며 "그 수많은 감찰 보고서를 받아 본 사람은 조국"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사관은 "조국의 승인 내지 지시가 있어서 특감반에서 업무를 했는데, 그렇다면 '원칙을 지키지 않은' 지시를 누가 한 것이겠냐"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원칙을 어겼다는 말은 조국 본인에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조 전 장관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그동안 이뤄진 수사를 향한 일부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며 검찰에 공소 유지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증인들은 검사나 수사관으로 재직한 사람들로, 참고인 조사 등으로 상당한 진술을 했다"며 "자칫 잘못할 경우 진술 회유(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일부 증인들이 법정에서 증언하기 앞서 검찰을 방문해 자신의 진술조서를 확인하는 관행과 관련해 나왔다. 검찰이 기존에도 종종 있던 일이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여타 일반 사건과는 달리 이 사건은 더욱 매우 조심스러운 잣대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지난 기일에 검사가 말했듯, 이 사건은 검찰개혁을 시도한 피고인에 대한 검찰의 반격이라고 보는 일부 시각이 존재한다"며 "검찰도 이를 주의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재판장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유념하겠다"면서도 "검찰이 유리한 진술을 위해 증인을 회유할 수 있느냐 하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