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 유엔 전몰 장병 2천309명 영면…연간 32만명 방문
매년 80여개 기념행사…"전우 곁에 묻어달라" 사후 안장 잇따라
[6.25전쟁 70년] 세계 유일 유엔기념공원…국제협력·연대의 상징

부산 남구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묘지'다.

1950년 6·25 전쟁 때 유엔의 깃발 아래 뭉친 해외 참전용사 중 한반도 땅에서 전사한 분들의 유해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 "11개국 2천309명 용사 잠들어 있는 곳"
전쟁 당시 22개국 국가의 참전용사들이 한국으로 파병돼 낯선 땅, 낯선 국민들을 위해 3년간 전쟁을 치렀다.

16개 국가는 전투지원단을, 6개 국가는 의료지원단을 파병했다.

끔찍했던 전쟁으로 전체 유엔군 희생자는 모두 4만896명에 이른다.

유엔군 사령부는 1951년 전사자들의 매장을 위해 지금의 유엔기념공원 자리에 최초의 유엔 묘지를 조성했다.

개성, 인천, 대전, 대구, 밀양, 마산 등지에 가매장돼 있던 전몰 장병들의 유해를 옮겨와 이곳에 안장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됐다.

[6.25전쟁 70년] 세계 유일 유엔기념공원…국제협력·연대의 상징

전쟁 중 이곳에는 1만2천여 명의 유해가 안장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많은 유해가 고국으로 이장되며 현재 이곳에는 11개 국가 2천309구의 유해가 남아있다.

11개국은 호주,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남아공, 터키, 영국, 미국, 한국이다.

이곳에 안장된 한국군 36명은 전쟁 당시 유엔군에 파병된 병사다.

대한민국 국회는 1955년 11월 유엔군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이곳 토지를 유엔에 영구적으로 기증하기로 했다.

이에 유엔은 총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하고 대한민국과 '유엔 기념 묘지 설치 및 관리 유지를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첫 이름은 유엔기념'묘지'로 붙여졌지만 2001년 3월 우리 정부가 이곳이 국민들에게 친숙한 곳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금의 '유엔기념공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아직도 영문 표기는 '공원(park)'이 아니라 '묘지(cemetery)'로 쓴다.

현재 유엔기념공원과 관련해서는 11개국 주한대사가 위원인 '재한 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관리는 민간 국제기구인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에서 한다.

이연수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장은 "유엔기념공원은 전몰 유엔 장병들이 소속된 11개 국가와 혈맹으로서의 돈독한 유대감, 참전한 22개국 간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한 상호 협력과 연대의 정신을 상징하고 있다"고 말했다.

[6.25전쟁 70년] 세계 유일 유엔기념공원…국제협력·연대의 상징

◇ "맥아더 장군이 쓴 최초 유엔기 보관"
유엔기념공원은 크게 상징구역과 주묘역, 녹지지역으로 구분된다.

상징구역에는 참전국가의 국기와 유엔기가 연중 게양돼 있다.

주묘역에는 11개국 국가별로 유해가 안장돼 있다.

녹지지역에는 유엔군 위령탑을 포함해 무명 용사의 길, 유엔군 전몰 장병 추모명비가 있다.

주묘역과 녹지지역 사이에는 수로가 있는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최연소 전사자인 호주 병사 도은트의 성을 딴 '도은트 수로'로 이름이 지어졌다.

수로를 기점으로 위에는 묘역, 아래로는 삶을 뜻하는 녹지 지역으로, 삶과 죽음을 구분하는 의미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이 처장은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다는 교훈을 전달하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발전과 평화·자유가 이분들의 커다란 희생과 봉사로 있다는 것을 후손들에게 전달하는 성지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6.25전쟁 70년] 세계 유일 유엔기념공원…국제협력·연대의 상징

유엔공원입구에는 추모관과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에는 6·25전쟁 때 유엔군 초대 총사령관인 맥아더 장군이 사용한 최초 유엔기가 보관돼 있다.

지난해 69년 만에 새로 몸단장을 하고 유엔기 복원 제막식을 하기도 했다.

[6.25전쟁 70년] 세계 유일 유엔기념공원…국제협력·연대의 상징

◇ "전우 곁으로…" 사후 안장 사례 잇따라
해외에서 숨진 참전용사와 가족들이 사후 고국을 떠나 전우가 있는 부산에 영면하는 '사후 안장' 사례도 잇따른다.

지난해 4명의 참전용사가 유엔묘지에 안장된 데 이어 2015년부터 사후 안장된 용사가 11명에 달한다.

전쟁 당시 사망하거나 전사자 예우를 받은 참전용사의 부인 10명도 합장돼 있다.

최근에도 벨기에인 1명, 영국인 1명, 미국인 2명 등 사후 안장 신청이 이뤄졌다.

부산에서 영면하려는 참전용사가 잇따르는 데는 유엔기념공원의 장점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곳에서 유해 봉환식이나 안장식이 열릴 때는 국가보훈처장과 각국 주한대사 등이 참석해 고인을 기리는 등 최고의 예우를 갖춘다.

또 생사를 함께 넘나들던 전우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

[6.25전쟁 70년] 세계 유일 유엔기념공원…국제협력·연대의 상징

이 처장은 "매년 11월 11일 참전국들이 부산을 향해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 행사를 비롯해 각국 현충일 기념 등 매년 80회 행사를 하고 연간 32만명의 방문객이 찾아 이들을 기린다"고 말했다.

유엔기념공원에는 6천여명의 참전용사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여유 부지가 남아있다.

이 처장은 "우리의 노력이 더 알려지고, 현재 진행 중인 6·25 전사자의 유해발굴이 성과가 있으면 안장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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