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수수료 깎아 터미널 건설비 마련한다고 해…택배업계는 무법천지"
롯데택배 "계약 적법하게 종료…수수료 삭감·해고는 택배기사 계약한 대리점 소관"
"롯데택배, 노조원 많은 대리점 위장폐업…수수료 일방 삭감"(종합)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1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택배가 최근 수수료를 삭감하고 대리점을 위장폐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롯데택배 울산 남구 신정대리점, 서울주대리점이 이달 1일 폐점하면서 소속 택배기사 25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택배 수요가 늘었는데도 지점이 문을 닫은 것은 두 곳의 노조 가입률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기획·위장폐점'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롯데택배 측이 건당 900원 안팎인 택배 수수료를 60∼87원 삭감하라고 요구했던 것이 발단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1명이 한 달 5천 건을 배송한다고 가정하면 월 소득이 최대 30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노조는 "울산 지역 롯데택배 대리점 중 노조가 없는 곳들은 이를 받아들였다"면서 "신정대리점과 서울주대리점은 요구를 거부하니 재계약하지 않고 폐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올해 롯데택배 전체 물동량은 4억2천만 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당 60원씩만 수수료를 삭감해도 약 252억원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정했다.

노조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지시한 뒤 여러 곳의 물류통합센터 투자 계획이 본격화됐다"며 "본사 직원이 '메가허브터미널 건설비용 때문에 수수료 삭감 정책을 바꾸기 어렵다.

투자유치계획서에 수수료 삭감을 통한 재원 마련이 들어 있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롯데택배, 노조원 많은 대리점 위장폐업…수수료 일방 삭감"(종합)

노조는 롯데택배의 대리점 폐점과 해고가 기사들의 노조 활동이 활발한 곳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서 울산의 한 대리점장은 통폐합을 앞두고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조합원에게 "(노조원을 해고하면 대신 채용할) 사람 여섯, 일곱명이 준비됐다"고 했다.

울산 노동당국은 이런 상황에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는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기사는 통보 없이 해고가 가능한 '을 중의 을'"이라며 "법 제도의 미비로 택배업계는 무법천지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조는 롯데택배 울산지점이 대리점 계약을 해지한 뒤 대체인력 투입 전까지 일부 지역에 배송 차질이 빚어지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택배 접수 불가 지역으로 확인됐다.

발송이 불가해 환불 처리한다"는 문자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노조는 "수많은 고객이 전화를 걸어와 '울산은 확진자도 적은 곳인데 무슨 일인가'라며 불안해했다"며 "이는 정부가 엄단 방침을 밝힌 코로나19 관련 유언비어다.

롯데택배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택배는 대리점 두 곳을 기획·위장폐점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해당 대리점들과의 계약 재계약 시점에 도래한 상태에서 이 중 한 곳의 대리점주가 자발적으로 계약포기 의사를 밝혀 적법하게 계약종료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배송 수수료 삭감 강요와 기사 부당해고 의혹에 대해서는 "롯데택배는 택배기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있지 않고, 대리점이 택배기사와 운송 계약을 맺고 있다"며 대리점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롯데택배는 '택배기사 수수료를 삭감해 물류터미널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사 직원이 이야기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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