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라임 '전주' 정치권 연결해준 스타모빌리티 대표 체포(종합2보)

김봉현 회장에 정치권 인사들 소개…의원 등에 현금 제공·리조트비 부담 의혹
스타모빌리티 517억원 횡령 놓고 맞고소…이 대표, 증거인멸 시도도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정치권에 연결해 준 의혹을 받는 광주MBC 사장 출신 이모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검찰에 체포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전날 오전 8시께 이씨를 체포해 김 회장의 로비 의혹 및 스타모빌리티에 대한 횡령 등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

광주MBC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사장까지 오른 이씨는 광주에서 근무할 당시 건축자재 관련 사업을 하던 김 회장과 알고 지내면서 평소 친분이 있던 정관계 인사들을 김 회장에게 소개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상태인 김 회장은 검찰에서 2016년 A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현금 수천만원과 고급 양복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5년 이씨가 정관계 인사들과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을 때 김 회장이 리조트 비용을 지불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여행에는 당시 지방자치단체 고위직 임기를 마친 A의원과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로 당선된 B의원, 여당 후보로 지역구 의원에 도전했다 낙선한 C씨, 과거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을 지낸 김모씨 등이 동행했다고 한 매체는 보도했다.

이씨는 광주MBC 사장에서 물러난 뒤 2019년 김 회장의 부탁으로 스타모빌리티 대표 자리를 맡았고, 라임이 코스닥 상장사들의 전환사채를 편법으로 거래한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평소 알고 지내던 청와대 고위관계자와 당시 정무위 소속이던 더불어민주당 D의원 등과 만나 라임 사태 해결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김 회장은 전직 검찰 고위관계자, 부산·경남이 지역구인 E 전 의원 등과도 이씨를 통해 접촉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김 회장에게 정치권 인물을 소개해주고 김 회장도 이씨를 형님이라 부르며 회사를 맡길 정도로 돈독했지만, 둘은 스타모빌리티 횡령금 517억원의 책임을 놓고 사이가 틀어졌다.

지난 3월 이씨는 김 회장을 횡령 혐의로 고소했고, 김 회장도 스타모빌리티에 남아있던 측근을 통해 이씨를 같은 혐의로 맞고소했다.

특히 김 회장이 도피 중이던 지난 3월 회사 대표직을 놓고 김 회장 측과 이 대표가 다툼이 벌어졌고, 회사를 장악한 이씨는 이후 회사의 땅과 건물 처분을 시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씨의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이 압수수색을 나갔을 때 이씨가 회사 직원을 통해 자신의 노트북을 숨기다 적발됐다.

이 때문에 검찰은 횡령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이씨를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를 체포한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체포영장의 효력은 만 48시간이어서 검찰은 이르면 이날 중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