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은 성적 위치 파악, 평가원은 고3-졸업생 학력차 분석 촉각
코로나19 속 고3 6월 모평…수험생-평가원 모두 '긴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학생 등교가 두 달 이상 늦춰진 상황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모평)가 치러진다.

평가원은 수능을 주관하는 기관인 만큼 학생들은 이 시험으로 본인의 전국단위 성적을 파악하고 수시·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평가원의 경우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수능 난이도를 조절하는데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시험 결과에 예년보다 더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평가원 주관 수능 모의평가가 18일 전국 2천61개 고등학교와 428개 지정학원에서 실시된다.

이 모평은 12월 3일 치러질 수능의 출제 방향과 난이도를 파악할 수 있는 시험이다.

각 시·도 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재학생만 응시하기 때문에 전국단위 성적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6월과 9월 모평에는 재수생도 응시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시 원서접수 전에 자신의 위치를 평가할 수 있는 마지막 시험이 6월 모평"이라며 "9월 모평이 남아 있지만 수시 원서접수가 9월 23일 시작되므로 성공적인 전략을 짜려면 6월 모평을 통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영역 성적이 고르게 우수한 경우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의 수능 반영 비율 확인 후 학습 비중을 조절하고, 일부 영역 성적만 우수한 경우 내신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학생부교과 100%전형이나 논술 또는 적성전형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업일수가 절대 부족한 고3 입장에서는 올해 수능 난이도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모의평가 결과에 따라 자신의 영역별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학습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학생부가 우수하고 대학별 고사 준비가 잘 되어 있거나 모평 성적이 부족한 경우 수시에 집중하는 것이 좋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고려해 수능 준비를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고3의 경우 6월 모평 성적보다 실제 수능이 오르는 비율은 약 25% 내외이고, 나머지는 떨어지거나 제자리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모평을 바탕으로 수학 가/나형과 탐구영역 과목을 확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가원도 이번 모평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등교 수업 일수가 줄고 재학생과 졸업생 간 형평성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수능 난이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큰 파문이 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능 난도를 낮춰야 한다는 재학생과 학부모들의 주장에 대해 교육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모평을 통해 재학생의 특성과 재학생과 졸업생 간 격차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평가원에는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이만기 소장은 "교육부 입장에서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점수 격차가 최고의 관심사 일 듯하다"며 "졸업생 성적이 월등하게 높으면 평가원은 수능을 어렵게 출제하기가 매우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