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땅길·바닷길 등 통한 금강산 관광 재개 또 물거품 우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시사하면서 급랭한 남북관계로 강원도의 남북교류 협력 사업이 또다시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동해북부선 조기 착공 또 물 건너가나" 강원 남북교류사업 중단
17일 강원도에 따르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등을 계기로 도는 최우순 과제 11개 사업, 분야별 추진 과제 41개 사업 등 52개 과제의 남북 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가운데 강릉∼제진 철도 연결과 백마고지∼군사분계선을 잇는 경원선 복원, 남북 강원도 문화예술 교류 등 8개 사업은 통일부와 협의가 진행 중이다.

철원 평화산업단지 조성 등 13개 사업은 추진 중이며,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나머지 21개 사업은 계획 단계에 있다.

특히 강릉에서 제진역을 잇는 종단철도인 동해북부선은 올해 4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남북협력사업으로 인정된 데 이어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이 사업으로 끊어진 동해선 철도가 온전히 연결되면 남북 경제 협력의 기반과 환동해경제권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했다.

"동해북부선 조기 착공 또 물 건너가나" 강원 남북교류사업 중단
또 동해권 관광과 향후 남북관광 재개 시 금강산관광 등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의 유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급랭한 남북 관계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 정부는 내년 말 이 사업의 조기 착공을 공언했으나 남북 관계 경색이 장기화하면 자칫 동력을 잃고 착공마저도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남북 경제협력으로 추진하던 철원 평화산업단지 조성 사업 논의도 차질이 우려된다.

철원군 철원읍 비무장지대 인근 297만여㎡(90만평) 규모의 부지에 3단계로 나눠 평화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이 사업은 도내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5조209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됐다.

또 취업 유발 효과도 1만6천282명으로 산출했다.

그러나 이 사업도 추진 단계에 머무는 등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논의만 이어지다가 이번 사태로 당분간 제자리를 맴돌 것으로 보인다.

"동해북부선 조기 착공 또 물 건너가나" 강원 남북교류사업 중단
고성 통일전망대∼삼일포∼온정리∼금강산을 통한 땅길, 양양∼원산 갈마공항 및 삼지연 공항을 잇는 하늘길, 속초∼장전·원산·청진 간 바닷길(남북 평화크루즈) 등의 여러 루트를 통한 금강산관광 재개 추진도 '일시 정지' 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이달 25일 철원 일대에서 열기로 한 강원도민 대통합 평화 기원 행사의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도는 67년 동안 끌어온 정전 체제를 끝내는 종전선언기원문을 6·25 전쟁 최고의 격전지인 철원 화살머리 고지에서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복원 등 군사합의 파기 수순에 돌입하면서 일부 행사장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중장기 사업으로 협력·추진한 남북교류 사업이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도내 5개 평화지역 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남북 관계의 조속한 정상화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