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786명 체내 발암물질 분석결과…"금연 어렵다면 귀가 후 옷부터 갈아입어야"

평소 담배를 즐기는 사람도 자녀에게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생각해 집에서만큼은 금연하는 게 요즘 추세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자녀들의 발암물질 노출 위험은 비흡연 부모의 자녀에 견줘 1.3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배재대학교 실버보건학과 박명배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8세 이하 청소년 786명을 대상으로 부모가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는지 여부에 따른 '소변 내 발암물질 노출지표'(NNAL)를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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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NAL은 흡연과 관련된 담배특이적(tobacco specific) 물질로, 직간접적인 흡연 외의 다른 요인으로는 과도하게 검출되지 않는 게 정상이다.

이번 연구에서 부모가 모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청소년의 발암물질 수치는 0.996 피코그램(pg/㎎)이었다.

하지만 부모 중 한명이 담배를 피우면서 가정 내에서만 금연하는 청소년의 발암물질 수치는 1.3배(1.297 피코그램) 높았다.

특히 같은 조건에서 부모가 집안에서까지 흡연하는 경우에는 자녀의 발암물질 수치가 3.8배(3.829 피코그램)로 치솟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관성의 근거로 '3차 흡연' 가능성을 꼽았다.

3차 흡연은 2006년 미국에서 처음 소개된 용어로, 흡연으로 생긴 연기 및 미세입자와 같은 담배 부산물이 흡연자의 머리카락, 옷 또는 벽, 커튼, 소파 등 생활공간에 잔존하며 타인을 오염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국내에서 3차 흡연의 위해성을 규명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부모가 집안에서 직접 흡연하지 않더라도 옷에 밴 자녀의 간접흡연 노출은 완벽히 예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박명배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질병관리본부(CDC)는 간접흡연에 있어 안전한 수준의 농도는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노출 시간이 짧고, 농도가 낮은 3차 흡연일지라도 아이들의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교수는 "가정 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해도 흡연의 위해성에서 자녀를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사랑하는 자녀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담배를 끊는 게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퇴근 후 옷을 먼저 갈아입고 아이들과 접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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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