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임원에 최대 5년 구형…검찰 "반헌법적·조직적 범죄"
이상훈 "안이하게 생각한 결과…삼성, 노사문제 달라질 것"

'노조 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삼성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최대 5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5일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표현덕 김규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노조 와해 의혹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에게 징역 4년,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에게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 최평석 전 섬상전자서비스 전무는 징역 4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을 지냈던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는 각각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또 나머지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에 대해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10개월∼2년 6개월을 구형했다.

'기획 폐업'에 응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대표들은 징역 6개월∼1년을 구형받았다.

삼성 노사문제에 개입하고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전직 정보경찰 김모 씨는 32명의 피고인(법인 포함) 가운데 가장 무거운 징역 7년과 벌금 1억5천만원, 추징금 6천200만원 등을 구형받았다.

김씨에게 뇌물을 건넨 삼성 측 자문위원에게는 징역 3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삼성이라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에서 벌어진 것으로, 국내 기업문화와 집단적 노사관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반헌법적이고 조직적인 노조 와해 범죄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피고인들에게 엄중한 사법 판단이 필요하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이 전 의장은 최후진술에서 "노사 문제를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며 "담당 부서에서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했고 이런 결과가 생길 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속돼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책임을 지려는 의미에서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고 최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며 "앞으로 삼성에서 노사 문제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의장 측 변호인은 "삼성전자는 각 분야 전문가를 그룹장, 팀장 등으로 두고 폭넓은 권한을 위임해 업무를 처리했다"며 "피고인(이 전 의장)은 그룹 노사 전략 등의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만약 원심처럼 매우 폭넓게 공모관계를 인정해 유죄로 판단하더라도 계획적 범행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 전 의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2013년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 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해 시행한 혐의(노동조합법 위반)로 기소됐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등에 대응 태스크포스(TF)와 상황실을 설치해 전략을 구체화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강성 노조가 설립된 하청업체를 폐업시켜 노조원들을 경제적 어려움에 내몰고, 노조원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빼돌려 표적 감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빼돌린 회삿돈으로 사망한 노조원 유족에게 무마용 금품을 건네고, 노사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한 혐의 등도 있다.

이 과정에 경총 임직원이나 정보 경찰 김씨가 개입한 사실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1심은 노조 와해 등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 이상훈 전 의장과 박상범 전 대표, 강경훈 부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최평석 전 전무(징역 1년 2개월), 목장균 전무(징역 1년) 등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삼성 측이 요구한 기획폐업에 응한 협력업체 사장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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