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공채 응시자, 교정 없이 40㏈ 이하 청취 가능해야…소방관은 교정청력 인정
전문가들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 소지…교정시력 인정되면 교정청력도 인정돼야"
안경은 되고 보청기는 안되고?…경찰관 공채 신체기준 논란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고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우리 아이가 경찰공무원이 될 수 있게 교정청력도 인정해주세요.

"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5세 아들을 뒀다는 한 여성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50대 주부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경찰공무원이 되려면 40㏈(데시벨)을 들어야 하는데 (아들의) 왼쪽 귀는 (40㏈을) 듣지 못할 거라고 했다"며 "눈이 안 좋아서 안경을 쓰듯 귀가 안 좋아서 보청기를 쓰는 것은 왜 인정이 되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공무원 시험의 신체기준 중 청력 항목은 '정상(좌우 각각 40㏈ 이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교정청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반면 시력은 교정시력을 포함해 양쪽 눈이 각각 0.8 이상을 충족하면 된다.

조영상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임상조교수는 "40㏈을 기준으로 보청기를 권유한다"며 40㏈ 이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경우는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교수는 "40㏈ 정도는 보청기나 수술 등으로 충분히 보완이 가능한 청력"이라며 "교정시력은 되면서 보청기를 꼈다고 해서 경찰공무원이 되지 못하는 건 부당해 보인다"고 했다.

소방공무원의 경우 '두 귀 중 하나 이상의 교정청력이 40㏈ 이하'이면 합격이 가능하다.

서울시소방학교 인재채용팀 관계자는 "교정시력이 2018년도까지 허용이 안 됐다가 작년부터 허용되기 시작했고, 교정청력은 오래전부터 허용돼 왔다"고 말했다.

안경은 되고 보청기는 안되고?…경찰관 공채 신체기준 논란

일각에서는 경찰공무원 채용기준의 청력 항목에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종운 법무법인 하민 변호사(전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법제정위원장)는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로 볼 여지가 있다"며 "40㏈이라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지만, 실질적으로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간접차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별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안경을 쓰는 것(교정시력)을 결격사유로 보지 않는다면 교정청력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정청력이 인정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신체기준 관련 논의가 작년부터 진행 중인데 청력 부분은 빠져 있었다"며 "앞으로 청력 부분도 추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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