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12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의 국가보조금 부실 회계처리 의혹과 관련해 “문제점이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분간은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황윤정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황 국장은 “정의연과 나눔의 집(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 등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관련 보조사업을 점검하면서 구체적인 증빙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응 및 조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문제가 발견됐을 때 보조금 환수나 검찰 고발 등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황 국장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고 지금 상황에선 밝히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올해 정의연은 위안부 할머니 건강 지원 사업을 명목으로 5억원이 넘는 국가보조금을 받았다.

여가부가 곽상도 의원이 위원장인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위안부 피해자가 특정될 우려가 있는 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어 자료 제공을 최소화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 관련 주간보고서, 장례비 내역서, 건강치료 내역서 등에는 민감한 개인 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다”며 “피해자 중엔 피해사실이 가족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 위원 명단도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심의위 위원 중 윤 의원이 포함돼 정의연에 관련 사업을 몰아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황 국장은 “심의위는 기본적으로 기념사업 전반에 대해 방향 정도를 논의하는 기구”라며 “보조사업자 선정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은 사업 종료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황 국장은 “평화의 우리집은 현재 거주하고 계신 분이 없기 때문에 운영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업을 종료하고 정산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화의 우리집은 정의연이 여성가족부로부터 국고 보조금 등을 받아 운영해왔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길원옥 할머니(93)는 지난 11일 이곳을 퇴소했다. 양아들인 황선희 목사가 길 할머니를 직접 돌보기로 결정해서다. 여가부 측은 “(사업 종료 등은) 아직 명확히 결정되진 않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정의연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