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37).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37). 사진=연합뉴스
'사모펀드 불법투자' 의혹 등으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증인으로 나왔지만 수차례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하면서 재판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조씨는 '조국 가족펀드' 운용사인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인물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핵심 증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교수 공판을 11일 열고 조범동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조씨에게 첫 투자금을 받은 후 총 5900여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정 교수 측에 송금한 이유 등을 묻자 조씨는 계속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장은 "왜 이렇게 습관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느냐"며 "증인은 증언 거부권이 있지만, 기억하는 것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객관적 사실에 어긋나 위증"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검찰이 2017년 2월 5억원을 추가로 정 교수 명의가 아닌 정 교수 동생 명의로 코링크 PE에 투자한 이유를 묻자 조씨는 또다시 "재판장님 죄송한데 제가 기억이 안 난다고 말씀드려야 할 거 같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취임하자 공직자 윤리 규정상 직접 투자할 수 없게 된 정 교수가 코링크 PE를 통해 차명으로 투자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2017년 코링크 PE에 10억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코링크 PE로부터 컨설팅 용역료의 명목으로 총 1억 5700여만원을 횡령했다고도 보고 있다.

반면 정 교수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을 뿐 조씨와 코링크 PE와의 관계도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조씨도 자신의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씨는 지난 결심공판서 징역 6년을 구형받고 오는 30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