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신화' 쓴 아이리버 창업자 양덕준 씨 별세
아이리버 신화의 주인공 양덕준 전 민트패스 대표가 지난 9일 별세했다. 향년 69세. 양 전 대표는 벤처 1세대로 1999년 아이리버의 전신인 레인콤을 창업해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내며 성공신화를 썼다.

양 전 대표는 1951년생으로 영남대 응용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삼성반도체에 입사해 수출담당 이사를 지내고 퇴직한 뒤 1999년 레인콤을 창업했다. 2000년 아이리버로 사명을 바꾼 이후 MP3플레이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디자인 역량을 기반으로 5년 만에 국내 시장 1위, 세계 시장 1, 2위를 다투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양 전 대표는 ‘한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릴 정도로 세계적인 스타기업가 반열에 올랐다. 아이리버는 미국 뉴욕에 “사과(애플)를 씹어버리겠다”는 광고를 내걸며 자신감을 내비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세계 최대 가전쇼(CES)에서 아이리버의 MP3플레이어를 최고 혁신 제품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리버는 아이튠즈 뮤직을 바탕으로 아이팟과 아이폰 등을 내세운 애플의 반격으로 부도 위기에 몰렸다. 양 전 대표는 2008년 아이리버를 나와 민트패스를 창업했다. 민트패스는 태블릿PC 형태의 다목적 PMP인 민트패드를 출시했지만 스마트폰 공세에 곤란을 겪으며 성장하지 못했다.

이후 양 전 대표는 뇌출혈을 겪으면서도 재기에 의지를 보였지만 투병 생활 끝에 생을 마감했다. 양 전 대표는 한국 벤처 1세대 대표주자로서 지칠 줄 모르는 도전 정신으로 기업가 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로 남게 됐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7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