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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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이 주로 외식과 장보기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카드사 가맹점의 매출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전에 비해 20% 이상 크게 늘었다.

행정안전부는 8개 카드사(KB국민, 농협, 롯데, 비씨, 삼성, 신한, 하나, 현대)의 지난달 11∼31일 신용·체크카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발표했다.

신용·체크카드 충전 방식으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은 지난 31일 기준 9조 5647억원으로, 이 중 59.3%(5조6763억원)가 사용됐다. 지원금을 받은 지 2주 이내에 60% 가량을 소비했다는 뜻이다.

사용액이 큰 업종은 대중음식점이었다. 카드 사용액의 24.8%에 해당하는 1조442억원이 음식점에서 소비됐다. 마트·식료품점에서 쓴 금액은 1조3772억원(22.2%)으로 집계됐다. 병원·약국에서 5904억원(10.4%), 주유 3049억원(5.4%), 의류·잡화 3003억원(5.4%), 편의점 2596억원(4.6%), 학원 2048(3.6%), 헬스·이미용 1796억원(3.2%), 여가·레저 1672억원(2.9%) 순으로 나타났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카드사 전체 매출액도 급증했다. 신용·체크카드를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이후 5월 넷째주(5월25∼31일) 8개 카드사 가맹점의 전체 매출액은 19조1232억원으로 지급 직전 1주일인 5월 첫째주(5월4∼10일)의 15조7833억원보다 21.2%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6.7%가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미뤘던 소비품목 중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린 이후 안경을 구입한 경우가 많았다. 업종별로 5월 첫째주 대비 넷째주 매출액 증가율을 보면 안경이 66.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약국(63.8%), 학원(37.9%), 서점(34.9%), 헬스·이미용(29.4%), 가구(27.8%) 순으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윤종인 행안부 차관은 “긴급재난지원금이 국민 살림과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8월 말까지 소비촉진 캠페인을 계속 펼치겠다”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