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량 유입돼 생태계파괴·경관훼손·악취 등 '골치'
영양가 없고 번식 빨라 활용방안도 감감…수거비용만 매년 10억원

제주 해안에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에 이어 '파래의 습격'이 시작되면서 해수욕장 개장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 바다에 초록 불청객 '파래' 습격…해수욕장 개장 비상
10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은 최근 밀려온 구멍갈파래로 온통 초록투성이였다.

수온이 오르면서 급격히 번식한 갈파래 탓에 백사장과 바위, 연안 바다는 제 색을 잃은 모습이었다.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해안가도 그야말로 '물 반, 파래 반'이었다.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해수욕장은 뒤덮인 파래로 하얀 백사장에 푸른 물이 들기 직전이었다.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에 이어 갈파래가 제주 해안을 장악하면서 당장 다음 달 예정된 해수욕장 개장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갈파래는 항만, 방파제 건설 등으로 조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동부해안을 중심으로 다량 발생하고 있다.

갈파래는 해안 경관을 헤칠 뿐 아니라 미끌미끌한 촉감으로 해수욕을 하는 데도 방해가 되고 있다.

또 썩으면서 악취가 심하게 나고, 파리 등 벌레까지 꼬인다.

또 영양염류 흡수율이 월등히 높고 다른 해조류를 결핍시키는 등 생태계 파괴 주범으로도 꼽힌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데 있다.

제주 바다에 초록 불청객 '파래' 습격…해수욕장 개장 비상
갈파래는 질소 과다와 수온 상승 등 해양환경 변화와 지형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은 되지 않아 실질적인 대책 마련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제주도는 수년째 구멍갈파래 제거와 활용 연구에 나서고 있지만, 번식력이 강하고 영양가도 없는 탓에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도는 1999년부터 20년 넘게 한해도 빠짐없이 굴삭기와 인력을 투입해 수거만 되풀이하고 있다.

제주도가 이를 수거·처리하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만 매년 10억원에 달한다.

제주지역 갈파래 수거량은 2016년 2천850t, 2017년 1천812t, 2018년 3천300t, 2019년 2405t이다.

올해도 신양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파래 수거 작업이 어김없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생하는 해조류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해조류가 발생하면 수거 활동을 벌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소 시일이 걸리겠지만 현재 해조류 등을 화장품과 비료 등의 원료로 활용하기 위한 산업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바다에 초록 불청객 '파래' 습격…해수욕장 개장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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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