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여객이 90% 이상 줄어 버스가 한 대도없이 썰렁한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도착층 모습. 강준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여객이 90% 이상 줄어 버스가 한 대도없이 썰렁한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도착층 모습. 강준완 기자
인천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인천공항공사, 정부기관, 협력업체의 직원 7만7000여 명 가운데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다. 정부의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닷새 동안 공항에서 근무한 공공기관 직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8일 인천세관과 인천중구청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1터미널 동편 입국장(A,B,C 출구)에 근무하던 세관직원 A씨(55·인천271번)는 지난 5일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A씨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에 방문해 현장에 있던 또 다른 확진자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탁구클럽에 다녀온 뒤 사흘 만에 오한과 근육통 증상이 나타났지만 집에서 쉬지 않고 공항 근무지로 출근했다. 이달 1~5일까지 공항 1터미널의 구내식당, 약국, 식당은 물론 거주지 운서동의 대형마트까지 다녀오는 등 600여 명과 접촉했다. 코로나19 예방활동에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공공기관 직원이 정부 방역당국 수칙인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를 지키지 않은 셈이다. 코로나19 예방활동에 대한 관세당국의 허술한 상주직원 관리 대응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매일 아침 1000여 명의 출근 직원 대상으로 발열검사를 하고 있지만, A씨 체온이 당시 미열 수준이었고 근무시간에는 다시 정상체온으로 돌아오는 등 결과적으로 재택근무로 조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중구청과 방역당국은 5일 A씨를 인천의료원으로 긴급이송했다. 그가 머물렀던 인천공항 1층 입국장과 중구 운서동 아파트 관사 등 동선에서 확인된 모든 건물과 상가는 방역대상이 됐다. 인천세관은 A씨가 근무한 인천공항 1터미널 동편 입국장을 지난 5일 폐쇄하는 등 뒷북대응에 나섰다. 중구청도 확진자가 5일 다녀간 중구2청사를 지난 6~7일 폐쇄조치 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지난 주말 2청사에 근무하는 직원 및 방문자 273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부 음성이었다"고 말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A씨와 근무한 직원 및 동선이 겹치는 248명의 접촉자에 대한 검체 검사 결과 210여 명이 음성판정을 받았으며, 30여 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종도에 있는 선별진료소에서 8일 오전까지 세관직원과 연관돼 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576명이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구내식당은 하루에 수 천명이 사용하고 있어 자발적인 검사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