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영남 퇴조…파워 커지는 청년·여성·호남
4·15 총선 참패와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을 계기로 약 15년간 보수 권력을 양분해온 친이·친박의 퇴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신 청년·여성·호남이 신주류로 부상하며 양대 패권 세력의 공백을 채워나가는 모양새다.

비대위원 9명 가운데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3명을 제외한 6명 중 5명이 청년과 여성이다.

김병민 김재섭 정원석 비대위원 등 3명은 1980년대 생으로 당의 체질을 청년 위주로 바꾸는 책임을 맡았다.

이른바 '꼰대 정당' 이미지를 청년을 앞세워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이들 젊은 비대위원은 8일 비대위 회의에서도 '청년 위주의 당 확대 재편'을 주제로 독일 기민당과 기독사회당 내 청년 정치 입문 조직인 '영 유니온'(Die Junge Union Deutschlands·JU) 형태의 조직 결성 방안 등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여성의 입지도 커지고 있다.

입양한 딸과 조카 등 세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변호사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김미애 비대위원과 도시계획학 박사이자 20대 의원 출신인 김현아 비대위원은 각자 전문분야를 바탕으로 당의 진로를 구상하는 데 숨은 역할을 하고 있다.

당 대변인에 기용된 초선의 김은혜 의원의 활동도 두드러지고 있다.

영남 중심 정당에서 소수 중 소수였던 호남 인사들의 약진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초선 모임 대상 강연에서 "이번 총선에서 호남에 후보를 안 낸 것은 문제가 많았다"면서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을 벗어나 호남으로 '서진'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지역구 관리와 공천 실무를 맡아 요직으로 꼽히는 조직부총장에 전북 익산 출신의 함경우 경기 고양을 당협위원장을 임명한 것도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