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민간인 접근 통제된 접경지역서 살포…정부 방관" 주장도
북한청년동맹, 전단살포 항의집회…고위간부는 연일 성토문 기고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항의집회를 열고 고위간부들의 발언을 연일 소개하며 남측 정부와 탈북민을 비난하는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7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6일 평양시 청년공원야회극장에서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을 성토하는 청년학생들의 항의군중집회를 열었다.

박철민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장이 참석한 가운에 열린 항의집회에서 연설자들은 "최고존엄을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리려드는 자들을 단호히 박멸해버리겠다"고 말했다.

특히 "앞에서는 민족의 평화번영이요, 그 무슨 합의이행이요 하면서 너스레를 떨고 뒤에서는 반공화국 적대행위로 죄악을 덧쌓는 남조선 당국자들은 겨레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들이 퍼뜨리는 온갖 저속하고 구역질나는 얼치기문화, 패륜패덕의 생활풍조가 청년대오에 절대로 침습하지 못하도록 하며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행위의 사소한 요소도 가차없이 쓸어버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 속에서 마스크를 쓴 청년들은 집회가 열린 야외극장을 가득 메웠고, 주먹을 쥔 오른손을 번쩍 들고 연설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민족반역자이며 인간쓰레기인 탈북자들을 찢어죽이라'라고 쓰인 붉은 색 대형 선전물들도 눈에 띄었다.

앞서 6일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과 평양종합병원 건설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규탄 군중집회를 열었다.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에 접한 각계의 반향'이라는 제목으로 북한 고위간부와 각계 주민들이 남측 당국과 탈북민을 거친 언어로 비난한 기고문을 게재했다.

전단 관련 기사만 1면과 3면, 6면에 집중 도배했다.

김일철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은 '원쑤(원수)격멸의 성전에 나선 심정으로'라는 제목의 글에서 "표현의 자유 따위를 떠벌이며 아닌 보살(모른 척) 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꼬락서니가 더욱 격분을 자아낸다"고 비난했다.

김명길 중앙검찰소 소장은 "조만간에 반민족적 죄악을 총결산할 시각은 오고야 말 것"이라며 "최후심판의 그 시각에 공화국의 신성한 법정은 우리의 최고존엄을 건드린 도발자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양명철 양강도 삼지연시 당위원장은 "이번 사건으로 남조선당국은 우리에 대한 체질적 거부감을 그대로 드러내놓았다"며 "부덕쥐같은 '탈북자' 쓰레기들을 내세워 어떻게하나 당에 대한 우리 인민의 신뢰심을 어째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썩은 달걀로 천연바위를 깨보려는 것과 같은 터무니없는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전날에도 리성학 내각 경공업상, 리혜정 사회과학원 원장 등 고위간부와 각계 주민이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텔레비전, 평양방송 등에 나와 대북전단 살포를 성토했고, 김영환 평양시 당위원장, 장춘실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중앙위원장 등은 노동신문에 기고했다.

이날 노동신문은 '응분의 대가를 치르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일반인 접근이 통제된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이 살포됐다고 주장하며 "남조선 당국이 그것을 묵인, 비호하고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남조선당국자들이 '개인의 자유'요, '표현의 자유'요 하며 삐라살포행위를 저지시킬 방도가 없는 듯이 발뺌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눈감고 아웅하는 격의 어리석은 술책"이라면서 "결코 법적 수단이 없어서가 아니며 방법을 몰라서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일에는 북한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 대변인이 담화를 내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 대북전단 살포 문제에 관해 남북관계 단절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북한청년동맹, 전단살포 항의집회…고위간부는 연일 성토문 기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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