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8일 기증

'전두환 정권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대통령 집무실 목민심서가 눈길을 끈다'라고 쓸 것.'(1986년 4월 19일 보도지침)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검찰 수사결과 발표 내용만 보도하고, 사건 명칭을 성추행이 아닌 성모욕행위로 표현할 것.'(1986년 7월 보도지침)
전두환 정권의 기사보도 가이드라인 '보도지침' 원본 584건 공개

보도지침이란 전두환 정권의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이 작성해 거의 매일 언론사에 시달한 기사 보도의 가이드라인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오는 8일 오전 10시 서울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보도지침 자료 기증식'을 열고, 원본 584건을 공개한다고 5일 밝혔다.

584건은 1985년 1월 19일부터 1986년 8월 8일까지 홍보정책실이 보도 통제의 세부적인 일일지침을 마련해 전화로 각 언론사 편집국 간부에게 시달한 보도지침의 원본이다.

당시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가 편집국에서 빼 내오고, 민주언론운동협의회(이하 민언협) 김태홍(2011년 별세) 사무국장과 신홍범 실행위원 등이 노력해 1986년 9월 월간 '말'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 '보도지침 사건'으로 '말'지의 김태홍 편집인, 신홍범 민언협 실행위원, 김주언 기자가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누설죄와 외교상 기밀누설죄 등 혐의를 적용받아 구속기소 되었으나, 9년 후인 1995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당시 정권의 비도덕성과 반민주성을 고발하는 동시에 불의에 순응하는 언론계에 경종을 울렸다.

이 보도지침을 소장하고 있던 '말'지의 임상택 전 상무가 2019년 12월 민언련 35주기 창립기념식에서 민언련에 기증했고, 민언련이 이를 다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기증한 것이다.

전두환 정권의 기사보도 가이드라인 '보도지침' 원본 584건 공개

민언련 측은 "이번에 기증한 사료는 권력이 언론의 자유를 어떻게 박탈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언론은 국민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국민을 위해 공정하고 올바른 소식을 전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보도지침' 사료를 잘 보존해 앞으로 언론의 기능이 더는 제약되는 일이 없도록 교훈으로 남겨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증식에는 당시 '보도지침'을 폭로했던 신홍범 실행위원과 김주원 기자가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기증식을 기점으로 민언련이 관리하고 있던 사료는 사업회로 이관되며, 정리 작업을 거쳐 올해 안으로 사료 정보 서비스인 오픈아카이브(https://archives.kdemo.or.kr)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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