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녹산공단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 옆 2층 건물 침하
출입문 안 열릴 정도로 뒤틀려, 주차장도 엿가락처럼 휘어
강서구, 터파기 공사 중지 명령·정밀안전진단 계획


"쿵 하는 소리가 나더니 출입문이 안 열렸어요.

"
3일 오전 11시 15분께 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공단 내 2층짜리 경남은행 건물이 지반침하로 기울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조대원이 현장 통제선을 설치하고 1층에 근무하던 은행 직원 10여명과 2층에 있던 한국산업단지 부산지사 직원 18명을 대피시켰다.

구청과 경찰 등 유관기관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건물 앞 주차장 쪽 땅이 꺼지면서 건물이 미세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건물 옆 주차장 곳곳은 지반이 내려앉아 울퉁불퉁해져 있었다.

건물은 출입이 완전히 통제됐으며 은행은 영업을 중단했다.

2016년 완공된 해당 건물은 지어진 지 5년 채 되지 않았다.

또 연약지반 터파기 중 지반침하…은행건물 통째 '기우뚱'(종합2보)
지반침하 원인은 은행 건물 바로 옆 삼정 그린코아 오피스텔 신축공사(지상 25층·지하 4층)로 추정된다.

지반이 침하할 당시 지하 터파기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관할 지자체인 강서구는 이날 오피스텔 시행사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계측기를 설치해 오피스텔이 얼마나 기울었는지 지금도 계속 지반 침하가 발생했는지 계측하고 있다.

해당 오피스텔은 지하 안전법 개정 전인 2018년 9월 건축허가가 나 강화된 지하 안전영향평가를 의무시행 하지는 않았다.

강서구는 안전진단 전문기관에 의뢰해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지반침하 원인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녹산공단은 연약지반으로 조성 초기 때부터 지반침하 피해가 계속됐던 곳이다.

최근 녹산공단처럼 연약지반인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도 잇따라 건설 현장 터파기 공사 중 지반이 침하해 주민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명지국제신도시에서도 삼정 그린코아 오피스텔 신축공사장 옆 도로에 대규모 지반침하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터파기 과정에서 발생 피압수로 지반이 침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진교 부산과학기술대 교수(대한토목학회)는 "이번 지반침하도 명지국제신도시 도로 침하와 비슷한 양상"이라며 "관리청에서 연약지반에 지하 터파기 공사가 진행될 경우 깊이를 제한하거나 관련 매뉴얼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반복적인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약지반 터파기 중 지반침하…은행건물 통째 '기우뚱'(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