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관심 크거나 기관 간 갈등 소지 있는 사건 심의
검찰, 수사심의위 권고 대부분 수용…2년여간 8회 열려

'삼성 합병·승계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면서 소집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수사심의위는 대부분 검찰 요청으로 소집됐으며 사건 관계인의 요청은 드물기 때문이다.

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2018년 1월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총 8차례 열렸다.

시행 첫해인 2018년에 5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는 2건이었다.

올해는 2월 한차례 소집된 뒤 지금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해당 사건을 혐의별로 보면 업무방해, 업무상과실치사,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다양하다.

검찰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주요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해 수사 계속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위원장은 양창수 전 대법관이며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등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학식과 경험을 가진 150명 이상 250명 이하의 위원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 수사심의위 소집은 대부분 지방검사장의 요청을 검찰총장이 받아들여 이뤄졌다.

고소인·피해자·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도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사례만 보면 사건 관계인 요청으로 심의위가 열린 사례는 찾기 어렵다.

사건 관계인이 수사심의위를 소집하려면 수사를 담당하는 각 검찰청 시민위원회의 과반 찬성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심의위 권고 대부분 수용…2년여간 8회 열려

유튜버 김상진 씨는 지난해 5월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협박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정치적 탄압"이라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원회는 수사심의위 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김 씨의 소집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이 부회장의 요청이 수사심의위 소집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끄는 것도 이런 배경과 관련이 있다.

통상 수사심의위는 국민의 관심이 높거나 기관 간 갈등 소지가 있어 수사·기소 등의 판단을 두고 검찰의 정치적 부담이 클 경우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성추행·인사보복 등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대표적이다.

이 사건은 검찰 요청에 따라 2018년 4월 수사심의위의 안건으로 올랐다.

수사심의위는 당시 '구속 기소' 의견을 냈고 검찰은 이를 반영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검찰, 수사심의위 권고 대부분 수용…2년여간 8회 열려

2017년 12월 29명이 사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때 소방팀의 구조 지휘 소홀 책임을 묻는 사건 역시 수사심의위의 심의 대상이 됐다.

당시 검찰은 수사심의위 권고에 따라 현장 소방 책임자들을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해 7월 울산 경찰의 피의사실 공표 사건은 검찰과 경찰 간 갈등으로 비쳤던 사안이다.

당시 울산 경찰은 약사 면허증을 위조해 약사 행세를 한 남성을 구속하면서 보도자료를 냈다.

울산지검은 경찰이 피의사실을 공개해 법을 위반했다고 봤고 경찰은 피해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맞섰다.

울산지검의 요청으로 수사심의위가 열렸고 수사심의위는 검찰이 해당 사건을 계속 수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수사심의위는 지난해 2월 아사히글라스 불법 파견 사건에 대해 기소 권고를 했는데 이 역시 검찰의 요청에 따른 심의였다.

아사히글라스 파견노동자 178명은 2015년 6월 파견회사가 노조 결성을 문제 삼아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하자 아사히글라스를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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