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합의…다음달 유작 등 추모 특집 편성
독립PD협회 "박환성·김광일 PD 사망 관련 EBS 사과 수용"(종합)
한국독립PD협회가 3년 전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박환성·김광일 PD의 사망 사고와 관련한 EBS의 사과를 공식적으로 수용한다고 1일 밝혔다.

고인들은 201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EBS '다큐프라임-야수의 방주' 편 제작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협회는 두 독립PD의 죽음이 열악한 제작환경과 방송사의 불공정 계약 등 때문이라고 비판해왔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김유열 EBS 부사장이 두 PD의 묘소를 참배해 영면을 기원했다.

김 부사장은 '다큐프라임'을 처음 기획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유가족에게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두 PD의 3주기인 다음 달 15일 전후 EBS '다큐프라임'을 통해 고인들의 유작인 '야수의 방주'를 편성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해당 주간에 고인들의 다른 작품들도 함께 방송, 추모 특집 주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독립PD협회와 EBS는 고인들의 유지를 받들어 여전히 남아있는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고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양측이 참석하는 첫 회의를 연다.

협회는 "고인들과 유가족에 대한 EBS의 전격적인 사과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와 더불어 우리 협회는 EBS와 함께 '진정한 상생 협력의 길 찾기'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국PD연합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의롭지 않은 방송구조에서 상처받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번 성과는 PD들의 양심과 집단지성이 만들어 낸 값진 승리"라고 논평했다.

이어 "모든 방송사가 생존의 벼랑에 몰린 상황이지만, 그럴수록 불합리한 계약 관행을 개선하여 방송 콘텐츠의 질적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며 "약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지금의 시스템은 결코 지속가능한 체제가 아니다.

EBS와 독립PD의 상생협의회가 풍성한 결실을 맺기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