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마스크 5부제 폐지 첫날, 오전 한때 시스템 먹통으로 일부 혼란
가격 인하·호흡 편한 마스크 공급 목소리도 나와
"아무 때나 살 수 있어 편해요" 약국 앞 줄서기 사라져(종합)
1일부터 공적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됐지만 마스크를 사려고 약국 앞에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오전 한때 마스크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이 2시간가량 먹통이 돼 혼란이 발생했다.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있게 됐지만 시민들은 마스크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 화급을 다투지 않아도 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대형약국들이 밀집한 서울 종로 5가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약국 앞에 자주 붙어 있던 '마스크 품절', '마스크 없음' 등 푯말은 '공적 마스크 요일과 관계없이 구매 가능'이라는 안내문으로 바뀌어 있었다.

약국 한쪽에 남아있는 '마스크 판매 줄'이라는 팻말만이 과거 '마스크 대란'을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

약국 관계자는 "오늘 문 열고 나서 마스크를 사러 온 손님이 아직 한 명도 없었다"며 "오후가 돼야 수급 상황을 알겠지만 사실상 줄서기는 사라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약국 관계자도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약국 문 열기 전부터 길게 줄을 서 있기도 했는데 5부제 시행 후 줄을 서서 사는 모습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아무 때나 살 수 있어 편해요" 약국 앞 줄서기 사라져(종합)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약국도 한 시간 동안 마스크를 사러 온 손님이 5명에 그치는 등 '마스크 대란'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같은 시각 서울 성동구의 한 약국에는 공적 마스크, 면 마스크, 덴탈 마스크 등이 종류별로 여유 있게 구비돼있었다.

약국에서 마스크를 산 직장인 정모(26) 씨는 "집에서 챙겨 나오는 걸 깜빡해 난감했는데 출근길에 편하게 구매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며 "상황이 나아졌으니 가격도 좀 더 내려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 군포시에 거주하는 강모(61) 씨는 이날 오전 9시 20분께 동네 약국에 들러 마스크 3장을 구매했다.

1959년생인 강씨는 기존에는 목요일에만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있었지만 5부제가 폐지되면서 오전에 여유가 있는 월요일에 마스크를 구매했다.

강씨는 그동안 마스크를 아끼려고 한 번 마스크를 착용하면 최소 3일가량 사용했다.

그는 "필요하면 언제든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점이 좋다"며 "전보다는 위생적으로 마스크를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금요일과 주말만 기다렸던 수원시민 고모(35) 씨도 마스크 5부제 폐지 소식이 반갑다.

고씨는 "업무에 쫓겨 마스크를 사지 못해 불편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아무 때나 살 수 있어 편리하다"고 했다.

"아무 때나 살 수 있어 편해요" 약국 앞 줄서기 사라져(종합)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약국에서 만난 한 약사는 "재고도 충분하고 판매 상황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의원급 병원과 약국이 밀집한 이 거리에서는 마스크 5부제 시행 직전인 지난 3월 초에만 해도 매일 오전 긴 줄이 늘어섰지만, 이제는 줄이 사라진 지 한 달이 넘었다.

한 약국은 공적 마스크를 사러 온 시민보다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온 손님이 더 많았다.

5부제 폐지 첫날 전반적으로 마스크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모습이었지만, 불안정한 시스템이 말썽을 부렸다.

오전 8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정보 시스템(DUR) 전산오류를 빚으면서 전국 약국에서 신원 확인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대부분의 약국은 시스템이 복구되기 전까지 마스크 판매를 중단했으며, 일부 약국은 5부제 폐지 판매 첫날임을 고려해 중복구매자가 없을 것으로 보고 수기로 주민등록번호 등을 적고 판매하는 불편을 겪었다.

무더위가 다가오는 만큼 KF 급보다 숨쉬기 편한 마스크 공급에 더 신경 써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약국을 찾은 한 시민은 "공적 마스크를 쓰면 얼굴에 금세 땀이 차는데 더워도 벗을 수도 없다"며 "오랜 시간 편하게 쓸 수 있는 것으로 공적 마스크를 다양하게 관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철홍 장아름 김치연 류수현 정회성 임성호 장우리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