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 투입 3800명 지원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와중에 국내 여행을 촉진하는 현금복지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태원 클럽과 삼성서울병원, 쿠팡 물류센터 등 곳곳에서 지역사회 집단감염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여행을 장려하기에는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2020 서울형 여행바우처 지원사업’은 다음달 1일부터 2차 참가자 모집에 나선다. 이 사업은 서울시가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여가활동을 증진하기 위해 도입한 현금복지 사업이다.

참가자가 15만원을 내면 서울시가 1인당 25만원을 추가로 지원해 참가자는 총 40만원의 포인트를 지급받는다. 포인트는 서울시가 따로 마련한 온라인몰에서 오는 11월까지 국내 여행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총 1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3800명에게 여행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여행바우처 지원사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시행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감염이 이뤄지는 코로나19의 특성상 증상이 없어 여행을 떠난 감염자가 지역사회 집단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대구 10대 남성이 부산 여행을 가 클럽과 주점 등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아 140여 명이 자가격리 조치되기도 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현 시점에서 지원금을 줘가면서 국내 여행을 떠나라고 등을 떠미는 정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방역 수칙 준수에 만전을 기울이지 않으면 자칫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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