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권 승계·합병 관련
1년6개월간 수백명 조사
다음달 기소여부 결정할 듯
이재용 부회장 다시 소환…檢 수사 막바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을 소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및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을 두고 1년6개월 동안 이어져온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이 부회장을 오전 8시께부터 소환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피고발인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지 3년3개월 만이다.

검찰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고 삼성바이오가 회계 기준을 바꾸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집중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제일모직 가치를 부풀렸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도 이 부회장 승계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는 회계처리 기준 변경으로 4조5000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역시 이 부회장이 지분을 다수 보유한 제일모직의 가치 상향을 위해 삼성바이오의 회계분식이 이뤄졌다는 논리다. 이 부회장은 합병 관련 사실을 보고받거나 지시한 일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이날 소환되면서 1년6개월째 끌어오고 있는 이번 수사도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검찰이 현재까지 소환한 삼성 관계자가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재판에 넘겨지는 인원도 대규모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도 기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검찰이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증거인멸 혐의로만 삼성 임직원 8명을 구속기소했지만, 사건의 본류인 분식회계 등 혐의로는 아직 신병을 확보한 사례가 없다. 최근 삼성 임원급 인사들을 줄소환하며 ‘혐의 다지기’에 주력했던 검찰은 이 부회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달께 주요 피의자의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안효주/이인혁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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