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경보 심각 단계 해제 시까지…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 기자회견
서울 종로구, 주요지역 집회 제한…"노동자 입 막나" 반발도(종합)
서울 종로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6일부터 감염병 위기 경보 '심각' 단계 해제 시까지 관내 주요지역 내 집회·시위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대상 지역은 ▲ 종로1∼6가 주변 도로 및 인도 ▲ 대학로 일대(이화사거리∼혜화로터리, 마로니에 공원 및 주변 도로와 인도) ▲ 우정국로∼안국동로터리 주변 도로 및 인도 ▲ 종로구청 앞∼종로구청 입구 교차로 주변 도로 및 인도 ▲ 종로구청 앞∼조계사 앞 교차로 주변 도로 및 인도 등이다.

이밖의 다른 제한 지역은 종로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 제7호에 따르면 제한 조치를 위반한 집회 주최자 및 참여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구는 도심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과 외부 지역으로부터의 생활인구 유입이 많고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노인 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 관내 확진자 발생 시 관외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 조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도심 내 집회를 제한하고 이를 위반할 시에는 엄중히 대응하고자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이 종식되는 그날까지 종로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주민 건강과 안전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지역사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종로구의 이번 집회·시위 제한 조치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시의회 권수정(정의당) 시의원은 이날 오후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해고 노동자,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막는 행위는 최소화하라"고 촉구했다.

서울 종로구, 주요지역 집회 제한…"노동자 입 막나" 반발도(종합)
앞서 아시아나항공 수하물 처리와 기내 청소를 맡는 하청업체 케이오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해고된 직원들은 최근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 왔다.

권 의원은 "종로구청이 적법한 집회 신고 절차를 마친 농성장을 철거하려 한 데 이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목으로 해당 지역을 집회금지 구역으로 설정했다"며 "하루아침에 생계수단을 뺏긴 노동자의 목소리마저 빼앗는다면 문재인 정권과 서울시는 재벌 비호에 앞장섰던 이전 정권의 전철을 밟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생존권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청해달라"고 정부 당국과 종로구청에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