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10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 수사 당시 강압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다. 수사팀은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며 “수사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점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고 맞서고 있다.

25일 온라인 매체 뉴스타파는 한명숙 수사팀의 진술조작 및 별건수사 의혹을 보도했다. 검찰이 2010년 고(故) 한만호 한신건영 대표의 구치소 동료 3명을 불러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내용의 법정 증언을 연습시켰다는 내용이다.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제공했다고 인정한 한 전 대표가 법정에서 돌연 진술을 뒤집자, 검찰이 구치소 동료들의 입을 통해 한 전 대표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전략을 짰다는 것이다. 재소자 중 한 명이 협조를 거부하자 검찰이 그의 아들과 조카를 별건수사하겠다고 협박했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수사팀은 즉각 반박했다. 검찰이 재소자 3명을 부른 경위에 대해 “한 전 대표의 진술 번복 풍문을 듣고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며 “한 전 대표의 위증 경위를 조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정당한 수사활동”이라고 했다. 재소자의 아들과 조카를 소환한 일에 대해서도 수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할 일이 있었을 뿐, 별건 소환을 통한 압박은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수사팀은 한 전 대표 동료들의 증언은 한 전 대표의 진술 번복 경위에 대한 설명이었을 뿐, 한 전 총리의 유죄를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혹을 폭로한 H씨를 겨냥해선 “당시에도 진술이 과장되고 황당해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해 증인 신청도 하지 않았다”며 “참고로 H씨는 사기와 횡령 등 혐의로 징역 20년 이상을 확정받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 전 대표가 검찰의 회유와 추가 기소 압박 등에 못 이겨 허위 진술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한만호 비망록’이 언론에 공개됐다. 수사팀은 “‘한만호 비망록’은 한 전 총리 재판 과정에 증거로 제출돼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만큼 새로운 내용도, 아무런 의혹도 없는 문건”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과거 ‘한명숙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강압수사 정황이 드러났다며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