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미리 당겨쓴 연차휴가는 법정 근무시간에 포함 안돼"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앞당겨서 사용할 순 있지만 당겨쓴 연차휴가를 법정 유급휴가로 간주해 근무시간에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는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장기요양급여 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건보공단은 2018년 경북에 있는 A씨의 노인복지센터에 대한 현지 조사를 시행한 뒤 장기요양급여 비용 환수 처분을 내렸다.

이 노인복지센터 간호조무사 B씨가 하루 최대 8시간의 월 기준 근무시간을 충족하지 않아 장기요양급여 비용을 감산해 신청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고 300여만원을 부당 수령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A씨는 비용 환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했다.

쟁점은 B씨가 앞당겨 쓴 연차휴가를 근로기준법상 B씨의 월 근무시간에 포함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A씨는 B씨가 1년간 개근할 경우 부여받는 11일의 연차휴가 가운데 일부를 먼저 사용하도록 한 것도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에 해당해 월 근무시간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가불된 연차 휴가는 근로기준법상 연차 휴가보다 근로자에게 유리한 것이므로 위법한 것은 아니나, (연차휴가가) 가불된 후 B씨의 근무기간 요건이 충족됐다고 해 그 본질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가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만약 가불된 유급휴가를 월 근무기간에 포함해 인정했다가 추후 근무 요건을 충당하지 못한다면, 장기요양급여 비용을 소급적용하는 데 있어 감독·정산 문제로 행정력의 낭비가 초래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