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은 0%대 제시해도…실제로는 역성장 가능성 커"
한은, 0%대 초반 성장률 제시할 듯…"마이너스 배제 못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어느 수준으로 낮출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2월 한은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한 차례 낮췄지만,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여건이 더 나빠진 만큼 이번에는 더 큰 폭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실제 올해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지만, 한은이 정책 효과 등을 고려해 0%대 초반의 플러스(+) 성장률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 전문가들, 올해 '역성장' 전망 우세…'-1% 이하' 예상도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동시에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1%대는 어렵겠지만, 올해 한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0%대 성장률을 전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학계와 시장은 한은이 다소 낙관적으로 플러스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면서도 마이너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을 활용해 성장률을 뽑아낼 수 있다는 기대나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은은 플러스 성장을 전망할 것 같다"며 "0.2∼0.5% 사이의 숫자를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한은이 0% 초반대로 낙관적인 숫자를 내놓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하지만 실제로는 한국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한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 크다"며 "마이너스 폭이 1%를 넘어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 지표가 크게 나빠졌기 때문에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1분기 지표가 나왔을 때만 해도 '0%대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고 마이너스 쪽도 열려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반대로 '마이너스로 갈 가능성이 크고 0%대도 열려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런저런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성장률 전망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률, 즉 -0%대 초반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질병 확산 추세가 불확실한 만큼 전망치에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0%대 초반 성장률 제시할 듯…"마이너스 배제 못해"

◇ KDI 최근 0.2% 성장률 제시…기관 전망치 평균도 마이너스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4%로 떨어졌다.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수출·투자 감소가 본격화할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제전망기관들은 속속 한국의 성장률을 기존보다 낮춰 잡고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0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가 올해 상반기(-0.2%)와 하반기(0.5%)를 거쳐 연간 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기관들의 전망도 대동소이하다.

대체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 근처로 보는 가운데 국제기구나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는 기관들도 적지 않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달 14일 발표한 '2020년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0.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상반기 -0.9%, 하반기 1.4%를 기록해 연간으로는 0.3%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14일 -1.2%라는 수치를 내놨다.

미국(-5.9%), 유로(-7.5%), 일본(-5.2%) 등 다른 나라보다는 한국 경제가 낙관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4월 말 현재 주요 해외 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0.9%였다.

노무라(-5.9%)와 UBS(-2.0%), 골드만삭스(-0.7%), 바클레이즈(-0.2%)가 마이너스를 전망했다.

JP모건(0%), 씨티(0.2%), 뱅크오브코리아메릴린치(BoA-ML)(0.2%), 크레디트스위스(0.3%), HSBC(0.3%)는 0% 초반대의 플러스 성장을 예상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