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지평이 오는 27일 ‘해외사업과 COVID-19’을 주제로 웨비나(웹+세미나)를 개최한다. 지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 진출 기업들에 현지에서 유의할 사항과 각국의 경제지원책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지평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법무법인 화우는 해외 한 유명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자문 요청을 받았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자동차에 무선통신과 GPS(위성항법장치) 기술을 접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시작하려 하는데, 관련 규제를 검토해 달라는 문의였다. 자동차 안에서 이메일을 주고받고, 상품을 사거나 예약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는 수년 전부터 자동차업계의 화두다. 자동차 자체를 일종의 ‘오토(auto)PC’로 이용하겠다는 개념이어서 자율주행의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화우는 이미 2018년 기존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4차산업혁명대응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4차산업혁명대응팀은 즉각 검토할 법률 분야를 세분화해 모빌리티 TF를 꾸려 법률 자문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신사업 분야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법률 서비스 수요도 늘고 있다. 다만 정확한 전문 지식과 이해 없이는 섣불리 뛰어들기 힘든 분야다. 대형 로펌의 신사업팀뿐만 아니라 특화한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소형 로펌들이 덩치를 키우는 배경이다.경험·인력 앞세워 폭넓게 신사업 자문화우의 4차산업혁명대응팀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공유경제 등 다양한 영역을 담당하는 TF팀을 구성해 관련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팀장인 이광욱 변호사(사법연수원 28기)를 비롯해 한상구 변호사(23기), 이숭기 변호사(25기) 등이 주요 팀 구성원이다. 지상파방송 PD 출신인 이용해 변호사(변호사시험 6회)도 속해 있다.텔레매틱스 서비스 관련 법률 자문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발빠르게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연구해왔기 때문이다. 화우는 텔레매틱스나 커넥티드카 기술과 관련해선 차에 담긴 개인정보를 해외 서버로 이전하는 것이 쟁점이라고 봤다. 이광욱 변호사는 “신용정보와 개인위치정보 등을 국외 서버로 이전하는 문제와 디지털 지도의 국외 반출 문제가 중요한데, 이를 기반으로 가능한 서비스와 그렇지 않은 서비스로 나뉠 수 있다”며 “법에 기반해 최선의 해결책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IoT와 헬스케어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개인정보를 합법적으로 처리,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화우의 모빌리티 TF는 2차전지 및 카셰어링 등 신규 자동차 서비스 분쟁을 비롯해 자동차 및 건설기계 리콜·인증 업무, 한국형 레몬법(자동차 교환 및 환불제도),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특허, 차량 결함 및 배출가스 관련 형사소송, 자동차 기업 간 인수합병(M&A), 커넥티드카 사업 진출 인허가, 자동차 수출입 규제 및 관세, 자동차 기업 노사분쟁 등을 폭넓게 맡고 있다.작지만 강한 전문 로펌서울 청담동에 있는 법무법인 비트의 사무실 한편엔 최고급 사양의 컴퓨터 5대, PC방에서나 볼 법한 전용 키보드와 의자가 있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주로 정보기술(IT) 분야에 종사한다. 변호사들은 의뢰인들과 ‘리그오브레전드(LOL)’ 혹은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을 즐긴다. 그들을 이해하려면 밥을 한 끼 먹기보다는 온라인 게임 한 판을 하는 것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비트는 변호사 10명으로 구성된 젊고 작은 로펌이다. 변호사 대부분이 30대 초·중반으로 이공계 전공자가 많다. 대표인 최성호 변호사(연수원 42기)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백승철 파트너변호사(변시 1회)는 연세대 전자과 출신이다. 안일운 변호사(변시 5회)는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졸업 후 네이버 검색개발센터 과장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비트는 2018년부터 ‘규제샌드박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및 입법 컨설팅을 주로 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공공기관 고지서 등을 수령·지불할 수 있도록 카카오페이에 법률 자문을 제공한 곳이 비트의 규제샌드박스팀이다. 최근엔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국내 통신 3사와도 협업하고 있다. 팀을 이끄는 송도영 변호사(연수원 39기)는 “기술 분야 자문에는 선례가 없는 경우가 많아 촘촘한 법률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법무법인 디라이트도 신기술에 특화한 로펌이다. 이 중 ‘개인정보·빅데이터팀’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는 총 7명. 변리사 자격증을 가진 황혜진 변호사(변시 2회)가 리더다. 미국 UC버클리에서 생명공학·인지과학을 전공한 이시항 변호사(변시 5회) 등 새로운 기술에 밝은 ‘젊은 피’가 주축이다. KAIST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보유한 이혜인 변호사(변시 1회)도 핵심 인재다.요즘엔 의료 데이터와 관련한 자문이 많다는 게 디라이트 측의 설명이다. 조원희 디라이트 파트너변호사(연수원 30기)는 “바이오산업이 커지면서 병원이 보유한 대량의 의료데이터를 어떻게 빅데이터화할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며 “수도권 대형병원과 함께 의료 데이터 가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이슈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중형 로펌인 법무법인 주원은 블록체인 분야에서 돋보인다. 블록체인 TF를 이끄는 정재욱 변호사(변시 4회)는 연세대 경영학과, 서울대 로스쿨 출신으로 2017년 초 ‘블록체인’이라는 용어가 아직 일반인들 사이에서 생소했을 때부터 이 분야에 공을 들였다. 2018년 블록체인법학회 초기 멤버로 합류한 정 변호사는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가상화폐 해킹, 무단출금 피해자를 대리해 가상화폐거래소에 손해배상을 청구해 국내 최초로 거래소의 책임을 물어 승소를 이끌었다.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대형 법무법인(로펌)들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신입 변호사들을 뽑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올해 총 42명의 신입 변호사를 채용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절차는 로스쿨 2학년 학생들의 여름방학 인턴 프로그램 이후 시작된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눈에 띈 학생들은 다단계 면접을 거쳐 미리 채용이 진행되는데 변호사시험에 불합격하지 않는 한 졸업 후 바로 일할 수 있다.올해 법무법인 광장은 42명을, 태평양은 30명 내외의 신입 변호사를 채용한다. 광장은 주요 로스쿨에서 열던 인턴 설명회를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올여름 인턴십 기간은 6월 말부터 2주간이며, 50~6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태평양은 신입 변호사를 뽑을 때 ‘지방대 로스쿨 특별전형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한다. 출신 지역이나 기타 배경이 아니라 능력에 초점을 두겠다는 취지다.율촌과 세종은 각각 30여 명의 새내기 변호사를 채용한다. 율촌은 20명 안팎을 선발해 오다가 3년 전부터 채용인원을 30명대로 늘렸다. 인턴십 과정 중에는 ‘요리왕’ ‘실내컬링’ 등 독특한 프로그램을 통해 협업 능력을 확인한다. 세종은 채용 시즌마다 4명의 파트너변호사와 6명의 어쏘변호사(경력 10년 미만의 변호사)로 ‘리크루팅 위원회’를 구성하는데 1인 1표를 행사하며 채용 대상자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올해 화우는 26명, 바른과 지평, 동인은 15~20명 내외의 새내기 변호사를 새 식구로 맞는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거래 질서에 일대 혼란이 초래돼 국제분쟁이 급격히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 국제중재의 허브를 꿈꾸는 한국으로서는 향후 몇 년이 큰 도전이자 기회의 시기가 될 겁니다.”지난달 국제중재실무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법무법인 광장의 임성우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사진)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2005년 설립된 국제중재실무회는 국제중재 관련 각종 연구용역과 교육을 맡고 있다.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설, 중재법 개정 등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국제중재인으로 활동하는 교수들과 각 법무법인(로펌)의 국제중재팀 변호사, 대한상사중재원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소속돼 있다.‘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제중재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잇따를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출장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일부 사건은 화상 시스템을 통해 심리가 진행 중이다. 임 변호사는 “중재 심리를 해외에서 대면 심리로 진행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어 국제중재는 심리를 딱 한 번에 끝내는 관행이 있다”며 “비대면 심리가 정착되면 비용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만큼 여러 차례 심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앞으론 중재 초기부터 사건의 핵심 쟁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재인과 접촉 빈도가 적었던 종래에는 서면으로 공방을 벌이다가 대면 심리에 이르러서야 중재 판정부가 생각하는 핵심 쟁점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화상 심리를 통해 중재인과 소통이 많아지면 초기부터 중재인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코로나19로 국제 상거래 분쟁이 많아지면서 국제중재 매물은 증가할 전망이다. 소송보다 간편하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 국제중재 시장은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중재실무회의 다양한 교육과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내 국제중재 전문가들을 육성하고,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도록 하겠다는 게 임 변호사의 포부다.임 변호사는 국내 대표적인 1세대 국제중재 전문가다. 차세대 국제중재 전문가 발굴과 육성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이번 국제중재실무회 집행부에 젊은 변호사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