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김복동센터 무산 논란에 정의연 "현지단체와 협의한 것"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사업 추진 도중 무산된 '우간다 김복동센터'에 대해 "현지 단체 대표의 신변 위협 때문에 사업을 포기한 것이며, 양국에서 센터 명칭을 달리 사용했던 것은 현지 단체와 협의 하에 결정한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정의연은 지난해 6월 모금운동으로 2억원을 확보해 전시 성폭력 피해가 발생한 우간다 굴루 지역에 '김복동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약 1천200만원을 들여 현지에 부지까지 매입했으나 지난해 말 사업을 돌연 취소했다.

당시 현지 사업 주관은 우간다 시민단체 '골든 위민 비전 인 우간다'(Golden Women Vision in Uganda·GWVU)가 맡았다.

최근 한 매체는 GWVU의 아찬 실비아 오발 대표가 이메일 인터뷰에서 "김복동센터 건립을 처음부터 반대했으며 센터 건립을 위한 돈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

부지 매입은 우리가 직접 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GWVU 측으로부터 부지가 마련됐다는 연락을 받고 2019년 7월 12일 부지매입비로 약 1천200만원을 송금하고 계약서 영수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계약서에는 우간다 내전 성폭력 피해자들과의 계약사항이 나와 있어 일반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필요한 경우 증명할 수 있게끔 가지고 있다고 정의연 관계자는 주장했다.

정의연은 '우간다 김복동센터'가 무산된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정의연은 "내전 성폭력 생존자인 아찬 실비아 씨는 2019년 11월 (정의연 관계자들의) 현지 방문 당시 우간다 정부 관료들로부터 욕설에 가까운 언어폭력을 당했으며, 신변 안전까지 위협받았다"고 밝혔다.

일본영사관 측의 로비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우간다 정부는 '일본'이나 '김복동'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데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에 정의연 "양측은 우간다에서는 '전쟁 생존자 센터' 명칭으로 센터를 세우되 한국에서는 '김복동센터'로 홍보하기로 사전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의연 관계자들이 우간다에서 귀국한 직후 아찬 실비아 씨는 '추가 협박을 받고 있다'며 '우간다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김복동센터 건립을 중단했다고 정의연은 밝혔다.

다만, 정의연은 "GWVU에 센터 부지를 기부하기로 했고, 그 대신 분기별로 500달러씩 지급하던 지원금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GWVU도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우간다 현지인들의 건강과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을 고려해 지난달부터 월 500달러 지원을 재개했다고 정의연은 전했다.

한편 정의연은 지난해 11월 '우간다 김복동 센터' 건립 계획을 홍보할 때 만든 홍보영상의 번역 자막 내용이 원래 발언과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후원자나 다른 한국인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렇게 자막을 단 것이지 사실관계를 왜곡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