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 뇌물 수수, 비난 가능성 커"
"다만 사적 친분관계 부인 못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연합뉴스]

공직에서 일하면서 업계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손주철 부장판사)는 21일 뇌물수수·수뢰후 부정처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 전 부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90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동시에 4221만 2224원을 추징했다. 다만 제3자뇌물수수, 수뢰후부정처사 및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금융위원회 공무원인 피고인이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회사의 운영자들로부터 반복적으로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직무관련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피고인과 공여자들 사이에 사적 친분관계가 있었던 점은 부인할 수 없고, 개별 뇌물의 액수가 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피고인으로서는 공여자들이 선의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다고 생각했을 여지가 있다"고 했다.

유 전 부시장은 2010~2018년 금융위원회 정책국장과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거치면서 금융업체 대표 등 직무 관련 금융업계 종사자 4명으로부터 4700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공여자들이 피고인의 요구를 받고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점, 피고인의 도움을 예상했다는 진술 등에 비춰보면 특수한 사적 친분관계만에 의해 이익이 수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뇌물의 대가성을 인정했다.

다만 유씨가 업체들로부터 동생 유모씨의 일자리와 고등학생 아들의 인턴십 기회 등을 제공받은 점은 "피고인이 유·무형의 이익을 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동생을 취업시켜 준 자산운용사에 금융업체 제재 경감 효과가 있는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여한 점에 대해서도 무죄로 봤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은 유 전 부시장의 이 같은 비위 의혹 감찰을 무마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이 2017년 모 인사로부터 유 전 부시장 비위 감찰 중단 청탁을 받고 이를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에게 전달해 감찰이 무마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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