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용쇼크·경기악화에 소득증가도 둔화…하위 60% 근로소득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에 가구당 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의류·신발,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을 중심으로 씀씀이를 크게 줄인 영향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가계 소득도 타격을 입었으며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의 근로소득이 일제히 줄었다.

2분기에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에 지갑닫은 가계…교육비·외식·오락문화 소비 급감(종합2보)

◇ 코로나19에 가계 씀씀이 확 줄었다…'덜 다니고 덜 놀고'
21일 통계청의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3월 전국 2인이상 가구의 가계지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해 전국 단위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소비지출이 크게 감소한 데다, 이례적으로 비소비지출(세금, 사회보험료 등)까지 동반 감소한 영향이다.

올 1분기 가구당 명목 월평균 소비지출은 287만8천원으로 작년 1분기(306만1천원)보다 6.0%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특히 교육(-26.3%), 오락·문화(-25.6%), 의류·신발(-28.0%), 음식·숙박(-11.2%) 등에 대한 지출이 크게 감소했다.

교육 지출은 학원비 감소, 고교무상교육 시행, 대학 등록금 동결 등이 영향을 미쳤고, 오락·문화 지출은 국내외 단체여행과 공연·극장 등 이용 감소로 줄었다.

반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전년보다 10.5% 증가했고, 마스크 구입 등으로 보건 지출도 9.9% 늘었다.

코로나19에 지갑닫은 가계…교육비·외식·오락문화 소비 급감(종합2보)

강신욱 통계청장은 브리핑에서 "전년 4분기에 비해 다음연도 1분기는 계절적 요인으로 지출이 증가하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전년 4분기에 비해서도 지출이 감소해 이전 시계열과 달리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소비지출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비교적 분명하게 관측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위기가 있었던 1998년이나 2008년의 소비지출 감소와 비교하더라도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월별로 보면 가계지출은 1월에는 늘었으나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3월에 줄어들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7.9%포인트 하락한 67.1%였다.

100만원을 벌면 67만원가량을 쓴다는 의미로, 이는 2013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소비가 더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평균소비성향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은 1분위(-18.6%포인트)가 가장 컸고, 4분위(-4.1%포인트), 5분위(-6.4%포인트)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았다.

가계지출 역시 1분위(-10.8%), 2분위(-7.1%), 3분위(-9.1%)의 감소율이 크게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부자들마저도 씀씀이를 줄였다.

1분기 소비지출은 1∼5분위 모두에서 동시에 감소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소득 취상위층인 5분위 가구의 1분기 월평균 소비지출은 468만6천원으로 3.3% 줄었고, 4분위도 341만원으로 1.4% 줄었다.

코로나19에 지갑닫은 가계…교육비·외식·오락문화 소비 급감(종합2보)

◇ 코로나발 고용충격에 '가계벌이'도 나빠져…소득하위층이 더 큰 타격
코로나19는 가계 소득에도 전반적으로 타격을 줬다.

올해 1분기 가구당 명목 월평균 소득은 535만8천원으로 전년 동기 516만8천원 대비 3.7% 증가에 그쳤다.

근로소득은 352만9천원으로 전년 동기 346만6천원보다 1.8% 늘었지만 취업자 감소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사업소득은 93만8천원으로 전년 분기 91만8천원보다 2.2% 늘며 6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했지만, 이는 배우자와 기타 가구원 사업소득이 늘었기 때문으로 가구주(가장)의 사업소득은 6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구현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득 증가세가 둔화한 모습"이라며 "1분기를 월별로 살펴보면 소득 1·2·3분위는 1월에는 소득 지표가 좋았고 2월에도 소득 지표가 나쁘지 않았지만 3월 이후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소득층의 사업소득이 많이 줄었다.

4분위(상위 20~40%) 사업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12.3% 급감했고, 5분위(상위 0~20%) 사업소득도 1.3% 줄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일자리 사정이 나빠지면서 소득 하위층과 중산층이 속한 1·2·3분위의 근로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2.5%, 4.2% 줄어들었다.

1∼3분위 근로소득이 나란히 감소한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반면 4∼5분위(소득 상위 40%)에서는 근로소득이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소득 최하위층인 1분위의 경우는 1분기 근로소득이 149만8천원으로 전년 동기(149만9천원)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코로나19로 취업자 수가 감소한 영향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실제 1분위 근로자 가구 비중은 작년 1분기 32.1%에서 올 1분기 31.3%로 줄었다.

그나마 1분위 소득이 더 줄지 않고 0.0%로 제자리걸음을 한 것은 근로소득 감소에도 불구하고 재난기본소득 등 사회수혜금을 비롯한 공적이전소득이 10.3% 증가하며 저소득층의 소득을 지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자리 사정이 악화한 것은 1분기 비경상소득(15만1천원)이 전년 동기 대비 79.8% 급증한 데서도 확인된다.

비경상소득 증가는 코로나19로 실직이 늘면서 퇴직수당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2분기에는 코로나19가 가계 소득에 더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강 청장은 "고용동향에서 임시·일용직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것을 감안한다면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근로소득 증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예측을 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3월에 사업소득이 다소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1분기 사업소득 증가 추이가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될지는 매우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