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잔고 바닥…"나이 많은 사람이 한 달 안에 어떻게 다 쓰나?"
태백 어르신들 "정부 재난지원금, 상품권으로 받고 싶은데…"

지난 19일 오전 70대 후반의 어르신이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위해 강원 태백시 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다.

어르신은 지역상품권(태백사랑상품권)으로 지급을 요청했다.

그러나 동 행정복지센터 담당자는 "현재 태백사랑상품권 보유 물량이 없다"며 최근 발행한 태백시 카드형 지역화폐(탄탄페이)로 신청을 권유했다.

어르신은 고민이 생겼다.

탄탄페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데다 태백사랑상품권은 직접 사용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용돈으로 주는데도 편리했기 때문이다.

어르신의 걱정은 또 있었다.

동 행정복지센터 담당자는 "태백사랑상품권으로는 오는 7월 말께 받을 수 있어 한 달 안에 모두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반찬이나 나물 사는 것이 전부인데 한 달 안에 그 많은 돈을 다 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속이 탔다.

목돈을 손에 쥐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실망감도 켰지만, 결국 어르신은 익숙하고 사용하기도 편리한 태백사랑상품권으로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태백 어르신들 "정부 재난지원금, 상품권으로 받고 싶은데…"

태백시 관계자는 "상품권으로 지급을 원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보유 물량이 없이 상품권은 신청만 받고 있다"며 "탄탄페이 신청에 전혀 불편이 없도록 접수 현장에서 담당 공무원들이 카드 발급 전 과정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탄탄페이는 지역 소비 확대를 위해 태백시가 지난 4월 8일부터 유통한 카드형 지역화폐다.

카드형 지역화폐 출시 등으로 현재 태백시의 태백사랑상품권 잔고는 약 2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태백시가 2만1천693가구에 지급해야 할 정부 재난지원금 약 123억원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4월 말 현재 태백시 가구 2만1천579가구 중 65세 이상 어르신 가구는 1만497가구로 절반에 가깝다.

국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접수를 지원하는 태백시의 한 공무원은 21일 "탄탄페이를 권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온라인 결제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 말대로 최하 4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에 이르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상품권으로 받으면 한 달 안에 소진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기준 태백시에 신청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비율은 탄탄페이 83%, 태백사랑상품권 17%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