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사업' 없는 법인 정관에 불투명한 부동산 취득까지
나눔의 집 측 "법규 숙지 못한 실수…노인요양사업 확정된 바 없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경기 광주시)' 측이 주먹구구식으로 후원금을 운용한 사실이 경기도의 특별점검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내부 고발자들이 주장하듯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사후에 노인요양사업을 벌이기 위한 사전작업에서 불거진 위법행위인지에 대한 의혹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나눔의 집 측은 법규를 숙지하지 못해 빚어진 실수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적지 않다.

◇ 법인 정관에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 없어
21일 나눔의 집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 등에 따르면 법인 정관은 '사업의 종류'로 무의탁 독거노인들을 위한 무료양로시설 및 무료전문요양시설 설치운영, 미혼모 생활시설 설치운영,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운영(기념사업 및 추모사업) 등을 포함했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 사업은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대월 학예실장 등 내부 고발자들은 "정관에 할머니들을 위한 사업에 관한 내용이 없는데 이 문제가 그대로 방치된다면 국민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한 돈은 대한불교조계종의 노인요양사업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인 이사인 화평스님은 "무의탁 독거노인들을 위한 무료양로시설 설치운영과 관련한 사업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사업을 포함한다.

필요하다면 해당 사업명을 넣어 정관을 개정하겠다"며 "노인요양사업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 국제평화인권센터 지지부진…시설장 이름으로 부지 등기
나눔의 집은 주차장 등으로 쓰이는 농지 1천8㎡를 지난 2015년 3억9천만원에 취득해 대부분 나눔의 집 시설장(안신권 소장) 명의로 등기를 했다.

해당 부지는 2012년부터 국제평화인권센터 건립을 추진했으며 지정후원금을 받고 있어 방송인 유재석씨 등이 기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권센터 건립은 8년째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2016년에는 뒤편 야산 6천479㎡를 2억원에 매입했는데 비지정후원금이 사용됐다.

보건복지부의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 규칙에 의하면 비지정후원금은 토지·건물의 취득을 위한 자산취득비로 사용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안 소장은 "인권센터 부지의 경우 사회복지법인은 농지를 취득하기 어려워 개인 명의로 취득했다"며 "대지로 용도변경이 되면 법인 소유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평화인권센터 사업비가 21억원가량인데 지정후원금은 7억원가량으로 부족해 국·도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여의치 않아 사업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지정후원금으로 뒷산을 매입한 데 대해서는 추모공원 조성이 목적이라면서 법규를 숙지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나눔의 집' 주먹구구식 후원금 운용…왜 이런일 벌어졌나

◇ 국·도비 보조 '부기등기' 안 해…생활관 증축도 의문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은 '보조금으로 취득한 중요재산 중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등기를 할 때 해당 부동산은 보조금을 교부받아 취득하였거나 그 효용가치가 증가한 재산이라는 사항을 부기등기(附記登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기등기는 보조금을 받아 취득한 부동산을 함부로 처분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나눔의 집은 추모관 건립(2014년·국비 10억원)과 생활관 증축(2017년·국도비 2억400만원)에 보조금을 지원받았지만, 부기등기를 하지 않았다.

생활관 증축 이후 일반 할머니들을 입소시키려고 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노인요양사업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이에 대해 안 소장은 "관련 규정을 몰라 부기등기를 하지 않았고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생활관을 증축해 전국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모시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아 기초생활수급 할머니들 입소를 추진하려다 나눔의 집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철회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