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용한 제재완화 용납 안해…대북 지원 승인 신속하게"
미 국무부, '5·24조치 실효상실' 입장에 "남북협력 지지"

미국 국무부는 한국 정부가 5·24 대북제재 조치의 실효성이 상당부분 상실됐다고 밝힌 데 대해 "남북 협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 5·24 조치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남북 협력을 지지하며 남북 협력이 반드시 (북한) 비핵화의 진전과 보조를 맞춰 진행되도록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남북 협력 지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비핵화 진전과의 보조'를 언급한 대목도 미국이 남북 협력에 대해 반응할 때 빠짐없이 포함되는 내용이어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통일부는 전날 5·24 조치 10주년을 앞둔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사실상 그 실효성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며 "정부는 5·24조치가 남북 간 교류 협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5·24조치는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따른 대응으로 시행된 독자적 대북제재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역 중단 조치를 비롯해 ▲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불허 ▲ 개성공단과 금강산 제외 방북 불허 ▲ 북한에 대한 신규투자 불허 ▲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지원 사업 보류 등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5·24조치보다 더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시행되고, 국내에서도 지난 10년간 상황에 따라 물자 반입이나 교류 사업 등 5·24 조치의 예외 적용 사례가 이어지면서 현재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한편 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제재를 유지하지만, 인도주의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취지로 논평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람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악용해 제재 완화라는 오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재 유지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유엔(UN) 제재가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크게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며 "미국은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 원조·보건 기구의 지원 승인을 신속하게 촉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 18∼19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세계보건총회(WHA)에 제출한 서면 입장문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국가 간 강력한 연대와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며 "일방적인 경제·금융·무역 제한, 유엔 헌장과 기타 국제법을 부정하는 반인도적 제재, 지원과 관련한 모든 종류의 차별과 정치화"를 끝낼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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