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인천 66개교만 온라인 시험…학생·교사 아쉬움 토로
전날 늦게 통보돼 프린트기 구하느라 발동동…아침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서 출력
"내 등급컷 알고 싶은데…" 온라인 학평에 인천 고3 한숨
"저번 달에도 제 등급 컷을 알 수 없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네요"
21일 전국에서 유일하게 온라인으로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보게 된 인천 지역 학생들은 형평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치러진 올해 첫 학평도 원격으로 치러져 성적을 내지 않았기에 이번 학평은 사실상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다.

이날 인천에서는 전체 10개 군·구 가운데 미추홀구·중구·동구·남동구·연수구 등 5개 구 66개교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온라인 학평을 치른다.

나머지 학교들은 등교해서 시험을 본다.

온라인으로 학평을 보는 학교는 등교 첫날인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고3 학생 2명의 동선 등을 고려해 등교가 중단된 곳들이다.

이들 66개교 학생들은 1교시 국어 영역 시험이 치러지는 오전 8시 40분 이후 인천시교육청 홈페이지 링크를 통해 시험지를 내려받았다.

문제지 유출 등을 막기 위해 1∼4교시가 시작되는 시각에 맞춰 해당 과목 시험지가 각각 풀린다.

다만 채점이 되지 않아 전국 단위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고 자신의 성적도 알 수 없다.

"내 등급컷 알고 싶은데…" 온라인 학평에 인천 고3 한숨
이날 인천시 연수구 자택에서 온라인 학평을 보게 된 인명여고 3학년생 김모(18) 양은 "지난달에 전국 학교가 다 같이 온라인 모의고사를 봐서 그때도 등급이나 백분위가 안 나왔다"며 "사설 학원 사이트에 직접 점수를 입력해서 자기 등급을 확인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저번에도 제 등급 컷을 정확히 알 수 없었는데 이번에도 알 수 없으니까 좀 아쉽다"며 "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알려고 치르는 건데 그게 안 되니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미추홀구에 있는 한 고교의 교감은 "그러잖아도 등교 수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아이가 자신의 학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전국 대비 평가할 기회도 없어진 것"이라며 "그나마도 6월 평가원 시험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학생들은 전날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른다는 소식을 접해 혼란도 컸다.

집에서 시험을 보려면 프린트기로 시험지를 출력해야 하는데 이 같은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학생도 많다.

김 양은 "처음에는 시험이 아예 취소될 거라고 했는데 나중에 기사와 학급 단톡방 공지에서 온라인 시험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집에 프린트기가 없어 아침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가서 시험지를 뽑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다른 시·도처럼 오프라인 시험을 치른 나머지 5개 군·구 학교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계양구 한 학교 교장은 "이제 막 아이들이 시험지를 받아서 풀고 있다"며 "인천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많은 학교가 등교도 못 하고 있기는 하지만 큰 동요는 없이 학평을 치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