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되지만 설레요"…학교도 '생활 속 거리 두기' 강조
학원강사발 감염 확산세…불안·설렘 섞인 인천 고3 등교
인천에서 학원강사발 감염이 잇따라 지역 사회 내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고3 학생들이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올해 첫 등굣길에 나섰다.

80일 만에 학교에 나온 아이들은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서도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지키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20일 오전 7시 30분부터 등교를 시작한 인천시 부평구 인천외국어고등학교는 이미 출입문 현관 앞에 분무형 손 소독기 3대와 열화상 카메라를 갖춰 놓은 상태였다.

출입구를 지키고 있던 교직원 4명은 학생들의 발열 여부를 살피고 1∼2m 간격으로 소독기를 쓸 수 있도록 안내했다.

삼삼오오 무리 지어 나타난 학생들은 "2m씩 떨어져서 걸어오라"는 교사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서로의 거리를 띄웠다.

학생들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불안해하면서도 오랜만의 등교에 설레하는 모습이었다.

전날 저녁 기숙사에 입소했다는 정환희(18)군은 "아무래도 인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니까 등교가 좀 걱정되고 불안하기도 했다"면서도 "그래도 그동안 온라인 수업으로만 봤던 친구들을 직접 보게 되니까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학원강사발 감염 확산세…불안·설렘 섞인 인천 고3 등교
고3 학생 203명(9개 학급)이 재학 중인 이 학교는 전날 발열 검사와 유증상자 여부 점검, 방역 소독 등을 거쳐 74명 전원의 기숙사 입소를 마쳤다.

등교가 마무리되고 8시 10분께 첫 수업이 시작된 교실에서도 '거리 두기'에 대한 강조가 이어졌다.

3학년 한 교실에서는 학생 21명이 4∼5명씩 5열로 배치된 책상에 앉아 교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아침 조례를 하던 이항명 교사는 "인천에서 계속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특히 학교는 생활 속 거리 두기를 반드시 지켜줘야 한다"며 "모두 1m 이상 간격을 유지하고 서로 반갑다고 손잡는 것도 안 된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이 학교는 낮 12시 50분부터 시작될 급식에 대비해 급식실 내 모든 식탁에 1인용 가림막을 설치한 상태다.

학원강사발 감염 확산세…불안·설렘 섞인 인천 고3 등교
기존 급식 시간은 1시간이지만 전 학년이 등교할 경우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탄력적으로 시간을 늘릴 예정이다.

이기철 인천외고 교장은 "고3이 등교한 오늘도 고1과 고2는 계속해서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며 "전 학년이 등교를 시작하면 더욱 꼼꼼하게 방역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이날 고등학교 125곳에서 고3 등교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학교 3곳 등교가 하루 미뤄졌다.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 1곳과 인근 학교 2곳이다.

인천시교육청은 학교 125곳에 장학관·장학사·사무관 등을 1명씩 파견해 등교 때부터 급식 시간까지 방역 실태를 점검하도록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