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1
1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1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부실 회계 처리 논란에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 광주 '나눔의 집' 후원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나눔의 집 후원금이 나눔의 집을 운영하는 법인 대표의 개인 건강보험료로 사용된 정황까지 확인됐다.

나눔의 집 계좌 지출 내역에 따르면 이 계좌에서 2015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지난 5년 동안 745만여원이 월주 스님 건강보험료로 빠져나갔다. 월주 스님은 나눔의 집을 운영하는 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의 대표이사다. 조계종 영화사의 주지 스님이기도 하다. 월주 스님 건강보험료로 빠져나간 돈의 출처는 대부분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써 달라고 모인 후원금(지정·비지정후원금)이었다.

후원금의 건보료 유용에 대해 나눔의 집 측은 "법인이 2010년쯤 나눔의 집 역사관 건물을 새로 짓기 위해 농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월주 스님이 법인 대표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건보료 납부 기록이 필요했다"면서 "최근 경기 광주시 감사에서 부적절한 집행이라는 지적이 나와 건보료로 지급된 돈을 모두 나눔의 집에 반납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대월 나눔의 집 역사관 학예실장 등 직원 7명은 "나눔의 집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라고 광고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나눔의 집 운영진은 할머니들의 병원 치료, 물품 구입 등을 모두 할머니들 개인 비용으로 지출하도록 했다. 운영진은 직원들이 할머니들을 병원에 모시고 가거나, 외식하실 수 있게 하거나, 혹은 옷을 한 벌 사 드리려고 할 때에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직원들을 막아 왔다"고 폭로했다.

직원들은 지난 2월 김정숙 나눔의 집 사무국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나눔의 집에 모인 국내외 후원금 관리를 전담한 김 사무국장은 후원금과 정부보조금을 횡령하고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경기 광주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다.

나눔의 집 측은 "후원금은 모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복지사업과 기념사업, 추모사업에만 쓰였다. 할머니들의 의료비, 간병비 등은 모두 국비 지원이 된다"고 해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