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폭발사고 후 두 달 만…주민들 "대책은 그때뿐 같은 잘못 반복"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한 곳인 충남 서산 대산공단에서 또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오후 2시 19분께 대산공단 내 LG화학 공장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다.

불은 10분 만에 꺼졌지만, 현장에 있던 연구원 1명이 숨지고 근로자 2명이 다쳤다.

인근 롯데케미칼 공장에서 36명이 다치는 폭발사고가 있은 지 두 달 만이다.

롯데케미칼 사고 때는 공장 지붕 파편이 200∼300m 떨어진 민가까지 날아갈 정도의 폭발 충격에 놀란 주민들이 잠옷 바람으로 대피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과 KPX그린케미칼 암모니아 유출 사고로 많은 주민이 병원을 찾았다.

석유화학업체 60여개가 밀집한 대산공단에서는 연평균 5건 넘게 사고가 벌어지고 있다.
대산공단서 또 인명피해 사고…관리감독·안전수칙 강화 무색

지난 3월 롯데케미칼 공장 폭발사고 직후 현장을 찾은 양승조 충남지사는 "석유화학단지 사고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민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매우 크다"며 "노후시설 보수 및 교체에 대한 문제도 점검,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도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산공단 사고 예방과 안전관리를 위해 충남도가 전담팀을 배치하고, 서산시도 화학사고 감시체계 구축과 능동적인 대응을 위해 환경안전팀을 신설했다.

지난해 5∼6월 충남도는 경기도, 환경보전협회 등과 함께 대산공단 사업장을 긴급 점검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대산공단 내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대산 4사가 앞으로 5년 동안 안전·환경 분야에 8천70억원을 투자하겠다고도 발표했다.
대산공단서 또 인명피해 사고…관리감독·안전수칙 강화 무색

문제는 이렇게 행정당국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업체들도 자체 안전·대응 수칙을 마련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라는 데 있다.

사고가 날 때마다 대산공단 인근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한다.

장석현 독곶1리 이장은 "롯데케미칼 폭발사고 때 무너진 집 수리도 아직 못했는데 이런 사고가 또 났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나는 사고 때문에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종극 독곶2리 이장도 "주민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생활하는데, 서산시 등 당국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하다"며 "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을 만들지만, 그때뿐이고 매번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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