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21대 국회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과 관련한 의혹을 둘러싸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압박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윤 당선인의 혐의가 의원직 박탈에 영향을 미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당선자는 시민단체들로부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배임, 사기 등 4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국회법 제136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놔야 하는 경우는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 경우다. 피선거권이란 선거에 입후보해 당선인이 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국회의원이 피선거권을 잃게 되는 경우는 다양하다.

자동적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와 스스로 사직하는 경우를 포함해 △형사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는 경우 △국회의원이 겸할 수 없는 직에 취임할 경우 국회의원 '금배지'를 반납하도록 돼있다. 헌법 제62조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재적의원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할 경우에도 의원직 제명이 가능하다.

만약 윤 당선인이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기부금품법에 따르면 1년에 1000만원 이상 모금하면서 지방자치단체 등에 모집등록을 하지 않거나, 기부금을 모집 목적 이외 용도로 사용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이 때 벌금형이 아닌 다른 처벌을 받을 경우, '형사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경우'에 해당돼 국회의원이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

한 선거법 전문 변호사는 "징역형을 받더라도 단순히 1심의 유죄 판결만으로는 의원직을 박탈할 수 없다"며 "보통 대법원까지 가서 확정 판결을 받아야 최종 의원직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가 유죄로 밝혀지는 경우에도 어떤 형사 처벌을 받느냐에 따라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할 수 있다. 업무상 횡령·배임죄는 형법 제355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사기죄 역시 형사 재판에서 유죄 확정시 의원직 박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의연을 둘러싼 각종 잡음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미 윤 당선인의 당적을 제명하라는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제명 요구는 시민단체들의 고발과는 별개로 윤 당선인의 의원직에 법리적으로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란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제192조)에 따르면 비례대표 의원은 당적을 이탈·변경하는 경우 의원직을 잃지만, 정당으로부터 제명 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비례대표 의원은 국민이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해 뽑힌 전국구 의원이라는 사실을 감안해, 강제 출당의 경우에 의원직이 자동 상실되는 것을 방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이 스스로 탈당하지 않는 이상, 제명 요구만으로는 제21대 국회 입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