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서울남부혈액원에서 한 직원이 혈액보관소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서울남부혈액원에서 한 직원이 혈액보관소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헌혈자가 줄어들며 전국적으로 혈액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대한적십자사와 인천혈액원 등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의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인 5일분을 크게 밑도는 3.8일분에 그치는 가운데, 인천지역의 경우 2.2일분에 그치는 상황이다.

혈액 보유량은 혈액형과 관계없이 하루 평균 소요 혈액량 기준으로 관심(5일분 미만), 주의(3일분 미만), 경계(2일분 미만), 심각(1일분 미만) 등 4단계 수준으로 나뉜다. 인천지역은 지난 15일 기준 2.2일분을 기록했다.

혈액형별로 보유량이 가장 적은 혈액형은 1.7일분에 불과한 O형이다. B형도 1.9일분에 그쳐 O형과 비슷한 수준이며, A형과 AB형은 각각 2.4일, 2.7일분으로 다른 혈액형보다는 많지만 적정량보다 2일분 이상 부족하다.

인천혈액원은 최근 3개월간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헌혈이 줄어 혈액 보유량이 주의와 경계 수준을 오르내리며 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개학 연기에 따른 학생들의 단체헌혈 중단을 꼽았다.

인천혈액원은 개학 시기인 올해 3월부터 지역 각 학교에서 단체헌혈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모두 무산됐다. 혈액원은 학교를 대신해 관공서와 군부대에서 단체헌혈을 진행했지만, 헌혈을 한 관공서나 군부대가 2개월간의 '헌혈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추가 단체헌혈도 어려워졌다.

개인 헌혈을 진행하는 인천지역 헌혈의 집 4곳도 헌혈자들의 발길이 줄었다. 이달부터는 강화도 등 말라리아 고위험 지역에서 헌혈자 모집이 제한돼 개인 헌혈 감소마저 예상된다. 말라리아는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열대지역 감염성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경기 서북부, 서울, 인천 등 주로 수도권에서 발병하고 있다.

조경민 인천혈액원 헌혈지원팀장은 "개학이 몇차례 연기되면서 단체헌혈도 미뤄져 혈액 확보가 어려워졌다"며 "어느 때보다 헌혈 참여가 절실한 만큼 시민들은 가까운 헌혈의 집을 꼭 방문해달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