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센터 매입·운영 논란 확산

4년간 기부금 부수입 올려
6년 인건비 8000만원 제외하고도
한달 관리비만 100만원 써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현관 앞에서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현관 앞에서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경기도 안성시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운영하며 4년 간 28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곳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실제 거주한 적이 없어 논란이 된 곳이다. 펜션 운영 등으로 생긴 수입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빈집’ 힐링센터로 수익 2800만원

정대협이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한 결산서류를 보면, 정대협은 힐링센터(위안부 쉼터) 운영 명목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2795만원의 기부금 수입을 얻었다. 2014년 2320만원을 시작으로 2015년 80만원, 2016년 189만원, 2017년 206만원 수익을 냈다. 힐링센터는 2013년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쉼터로 마련됐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할머니들이 실제 거주하지 않아 6년간 방치됐다. 사실상 빈집으로 남은 힐링센터를 통해 운영 수익을 낸 것이다. 2018~2019년은 상세 내역이 공시되지 않았다. 정대협은 ‘정의기억연대’의 전신 격인 단체이지만 여전히 법인을 유지하고 있다.

회계 전문가들은 정대협이 힐링센터 운영 명목으로 기부금을 받았거나 펜션을 대여해 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지낸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손익계산서 상 수입 계정 명칭이 ‘힐링센터 후원’이 아니라 ‘힐링센터’로만 나와 있어 구체적인 수입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펜션 대여료 등을 통해 수익을 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대준 회계사(인사이트파트너스 대표)는 “기부금 보다는 팬션 대여로 수익을 얻은 것 같다”며 “이는 힐링센터 고유목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수입을 올린 것이어서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힐링센터 운영비로 쓰인 1억원의 지출 내역도 불분명하다. 국세청 공시에 따르면 정대협은 힐링센터 운영에 2014년부터 작년까지 기부금 9303만7450원을 지출했다. 윤 전 이사장의 아버지에게 6년간 지급한 인건비 약 7580만 원은 제외한 금액이다. 연도별로는 2014년 1814만1430원, 2015년 1912만6490원, 2016년 1937만8030원, 2017년 1902만1430원이다. 전기·수도요금 등을 고려하더라도 한달에 100만원 넘게 관리비로 쓰였다. 운영비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의연 측은 “배포한 설명자료 외에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단독] 정의연, '빈집' 안성쉼터로 2800만원 벌었다

수차례 해명에도 의혹 여전

정대협 대표와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자에 대한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대협은 2013년 9월 7억5000만원을 주고 안성시 금광면의 단독주택(대지면적 800㎡)을 사들여 힐링센터를 만들었다. 현대중공업이 2012년 8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부한 10억원을 재원으로 썼다. 하지만 힐링센터와 1km 떨어진 1층 주택(대지면적 843㎡)이 2억원에 거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가 매입 논란’이 일었다.

힐링센터의 원 소유주는 금호스틸하우스라는 건설사의 김모 대표였다. 김 대표는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당시 안성신문 대표)의 소개로 집을 판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자는 윤 당선자의 남편인 김모 씨와 평소 친분이 있는 관계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대협이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김모 대표로부터 집을 구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힐링센터 부지가 급작스레 서울 마포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가기 힘든 안성으로 뒤바뀐 점도 의혹으로 남아 있다. 윤 당선자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처음 (10억원을 준) 현대중공업이 예산 책정을 잘못했던 것 같다”며 “10억원으로 마포의 어느 곳에도 집을 살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쉼터 사업 추진 단계마다 현대중공업과 협의해 일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부지 이전을) 협의한 적 없고 (정대협 측에) 우리 의견을 개진한 적도 없다”며 “부지를 이전한다고 통보를 받은 게 끝”이라고 했다.

양길성/김남영/최다은 기자 vertig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