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손님에 가게마다 웃음꽃…"재난지원금 정책 피부로 느껴"
"코로나19 이전 매출 50∼90% 수준 회복…희망이 생겼다"
재난지원금 풀리자 전통시장 '북적'…소비심리 회복 조짐
"안 쓰려던 돈도 더 쓰는 거 같아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전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 소비 심리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18일 딸과 함께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주부 이모(52)씨는 "(사람이) 정말 바글바글하네요.

돈을 받았으니까 써야죠"라며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4인 가구 주부 배모(62)씨는 모처럼 2만5천원을 들여 미장원에서 파마했다고 한다.

서문시장 인근 피부과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이란 안내문을 붙였다.

이날 오후 서문시장은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하려는 고객으로 붐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달라진 점이라면 가게 주인과 손님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틈틈이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모습이다.

◇ 돌아온 손님에 웃음꽃 되살아난 가게들
재난지원금 풀리자 전통시장 '북적'…소비심리 회복 조짐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차료를 못 낼 정도로 매출이 떨어져 신음하던 업주들 얼굴에 최근 웃음꽃이 되살아나고 있다.

정부 재난지원금까지 지급되면서 이달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서문시장 내 영남약국 약사 서정대(59)씨는 "하루 매출 60%가 재난지원금이다"며 "영양제, 비타민 등 거의 모든 약을 다 사 간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지원금이 소비 진작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코로나19로 반 토막 난 매출을 충분히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재난지원금 풀리자 전통시장 '북적'…소비심리 회복 조짐
양말 노점을 운영하는 김모(61)씨도 "긴급재난지원금 덕에 경기가 나아졌다"고 했다.

김씨는 "손님 80% 정도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한다"며 "매출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의 60% 수준이다"고 전했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한 관계자는 "4월 말부터 손님이 조금씩 찾기 시작했는데 지원금이 풀리고 나서는 확실히 늘어났다"며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인다"고 했다.

지난 주말 하루 평균 서문시장 야시장 유동인구는 2∼3만명대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이전 5∼6만명에는 못 미치는 수치지만 회복세라고 상인들은 평가했다.
재난지원금 풀리자 전통시장 '북적'…소비심리 회복 조짐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에 이어 정부 재난지원금까지 풀린 경기 고양 일산서구 덕이동 로데오거리도 오랜만에 북적였다.

이곳에서 16년째 스포츠용품 매장을 운영하는 김은미(54)씨는 "지난 3개월간 매출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임차료 내기도 버거웠었다"며 "주말이 지나고 매출이 작년 90% 수준까지 회복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금으로 지급했으면 어디로 갔을지 모르는데 자영업자로서 재난지원금 정책을 피부로 느낀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확실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성 의류를 파는 허영숙(57)씨는 "매출이 80% 줄었다가 이제 예년 절반 수준으로 회복된 것 같다"며 "예전으로 돌아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손님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라고 했다.

허씨는 "한번은 자녀들이 어머니를 모시고 왔는데 자꾸 안 사겠다고 하니까 '이 옷은 대통령이 사주는 것'이라고 얘기를 하더라"면서 "결국 가족이 기분 좋게 옷을 사가는 모습을 보고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풀리자 전통시장 '북적'…소비심리 회복 조짐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은 입구에 재난지원금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성낙운 청주 육거리시장 상인회장은 "지난 금요일(15일)부터 손님이 많아져 명절 때처럼 활기를 찾았다"며 "손님들은 주로 식자재와 먹거리를 많이 사 갔다"고 전했다.
재난지원금 풀리자 전통시장 '북적'…소비심리 회복 조짐
◇ "우리는 카드 안 받아요"…카드기 없어 실랑이도
서문시장 내 일부 노점 상인들은 "정부 재난지원금으로 결제가 되냐"고 묻자 손사래를 치거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간식 매대를 운영하는 김모(38)씨는 "노점은 평소 카드를 받아 아예 카드기가 없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장에서도 카드를 쓰는 문화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2지구 한 옷가게 주인은 "대개 카드로 결제하면 할인해주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카드보다는 온누리상품권을 선호한다"고 했다.

시장에 나온 손님 장모(64)씨는 "카드는 상품권보다 제약이 많다고 한다"며 "재난지원금을 상품권으로 받으려고 동사무소에 가서 줄을 선다고 하는 지인도 있다"고 전했다.

노점에 카드 리더기가 없는 등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문제로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에 들어오는 민원은 하루 평균 3∼4건 정도다.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 성낙운 상인회장도 "카드리더기가 없는 일부 노점에서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리더기가 없는 상점은 전체의 10분의 1 정도다"고 설명했다.
재난지원금 풀리자 전통시장 '북적'…소비심리 회복 조짐
(권숙희, 김선형, 이승민, 장보인, 홍준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