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우려속 일요일 서울 명소 한산…이태원 인적 드물어
일요일인 17일, 서울 도심 속 자연 공간과 관광 명소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비교적 적어 한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의 한가운데에 놓인 이태원은 거의 텅 빈 모습이었다.

이날 서울은 오전에 구름이 잔뜩 꼈다가 개면서 낮 기온이 24도까지 올라 다소 더웠다.

늦은 오후부터는 천둥, 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비가 예보된 가운데 낮 동안 바깥으로 나온 시민들은 외투를 팔에 걸치거나 반소매를 입고 있었다.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어른들은 벤치에 앉아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를 타거나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바라봤다.

일부 시민은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려쓰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마스크를 쓴 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남편과 두 아들을 데리고 공원에 나왔다는 주부 김모(40)씨는 "집에만 있으니 아이들이 답답해해서 데리고 나왔다"며 "아이들이 뛰어놀다가 마스크를 벗지 못하게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주 새 코로나19 이전 모습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던 강남역 일대는 행인이 부쩍 줄었고, 인근 프랜차이즈 커피숍에도 빈자리가 많았다.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는 대학생 이모(21)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신경이 쓰여 친구만 잠깐 보고 집에 돌아가려 한다"고 했다.

사진 촬영 명소로 유명한 경복궁도 한산했다.

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복궁 관람권을 끊은 사람은 약 400명이다.

예년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한다.

남자친구와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찾은 직장인 한모(29)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나들이 나오는 것이 신경 쓰였는데 막상 나와보니 사람이 많지 않아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며 "비 오기 전에 집에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클럽발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진 이태원 거리는 아예 문을 열지 않은 상가가 많았고 음식점과 카페 역시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커피숍 아르바이트생은 "(집단감염 사태 이후) 손님이 너무 없어졌다"며 "주말에는 '북적북적'했는데 너무 한산해 오늘이 일요일인 것도 잊고 있었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마주친 시민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쓰고 바쁜 걸음을 옮겼다.

마스크 두겹으로 '중무장'을 한 사람도 보였다.

하지만, 마스크를 아예 쓰지 않은 시민도 드문드문 있었다.

편의점에 가던 주민 이모(37)씨는 몇몇 행인을 가리키며 "이런 시국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며 걱정했다.

전국 고속도로·국도는 주말을 맞아 서울방향을 위주로 다소 혼잡한 상황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경부고속도로는 서울방향 청주휴게소∼목천, 기흥∼수원, 양재∼반포 등 25㎞ 구간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서울방향 당진∼서해대교, 일직분기점∼금천 등 19㎞ 구간에서, 서울양양고속도로는 서울방향 설악∼서종, 남양주요금소∼강일 등 20㎞ 구간에서 차들이 시속 40㎞ 미만으로 서행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전국 교통량이 398만대에 이르고 수도권·강원권에서 정체가 잦은 구간 위주로 다소 혼잡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수도권에서 지방으로는 36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는 42만대가 오갈 것으로 추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