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관련 기업 자문 수요↑

신기술 육성·규제 법안 등
새 국회 들어 '입법 홍수' 예상
로펌, 기업 대변 소통역할 기대

전문팀 꾸리고 인력 보강
21대 국회가 오는 30일 문을 연다. 국회가 새로 출범하면 초기에 새로운 입법안이 쏟아진다. 법안 발의에 대한 의원들의 의욕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기여서다. 더구나 이번에 처음 금배지를 단 초선 의원 비율이 17대 국회 이후 가장 높아 왕성한 입법 활동이 기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뉴노멀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부의 각종 정책 변화도 잇따를 전망이다.

대형 로펌들은 입법 자문 등 대관(對官) 업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기업 현장에 대한 이해와 법률 전문성을 바탕으로 법령 제·개정과 행정부의 유권해석 등에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로펌들은 저마다 국회와 법제처, 기타 정부부처 근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로 진영을 짜 증가할 자문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국회 개원 앞두고 '기업 입법자문' 특수…로펌, 대관업무 강화

국회·정부와 기업 가교 역할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로펌에 입법 자문을 의뢰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법안에 대해 수정·보완을 요구하거나 기업에 최대한 유리하게 유권해석을 받아 달라는 것이 주된 요구사항이다. 국내외 법령과 판례 등을 분석해 기업에 유리한 논리를 개발하고, 국회와 정부 담당자를 직접 만나 설득하는 것까지 모두 로펌이 맡는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법률 리스크를 사전에 줄일 수 있다. 규제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도 있다. 국회와 정부도 로펌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보다 정교하게 입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환경·노동·산업안전 규제처럼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입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과 같이 특정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골자로 하는 ‘육성입법’도 많다. 법제처 법제관을 지낸 법무법인 광장의 홍승진 미국변호사는 “기업에 정작 필요한 내용이 법안에서 빠졌다는 점을 지적하는 등 규제입법이 아닌 육성입법에서도 로펌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규제에 가로막혀 신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새로운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설득하는 것도 로펌 입법팀의 몫이다. 법조계에선 코로나19 이후 규제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원격의료와 바이오 등의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육성입법과 규제 완화 입법 관련 자문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회에서 발의되는 법안이 매년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도 입법 자문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21대 국회에서도 ‘입법 홍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률뿐 아니라 대통령령·총리령·부령·조례·규칙 등에 대한 대응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박수정 화우 변호사는 “디테일을 다루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이 피규제자에게는 법률보다 중요한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각 전문팀과의 유기적 협업구조 중요

각 로펌에선 입법 경험이 있는 국회와 법제처 출신이 주포로 활약하고 있다. 대관은 업무 특성상 로펌 내 다른 전문팀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한 로펌업계 관계자는 “전문팀들이 활성화된 대형 로펌일수록 입법 자문 업무를 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광장은 3선 의원 출신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낸 우윤근 변호사를 최근 고문으로 영입했다. 입법컨설팅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진섭 변호사는 새누리당 재선 의원 출신이다. 여야 출신을 고루 갖췄다는 게 광장의 강점이다.

김앤장은 입법 컨설팅만을 위한 별도 조직은 없다. 하지만 분야별로 입법 및 행정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와 고문단이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이인용 전 국회사무처 차장과 윤장근 전 법제처 차장 등이 대표적이다. 바른은 최근 국회사무처 관리관을 지낸 박철규 미국변호사를 영입했다.

60여 명으로 구성된 태평양 GR솔루션그룹은 경제, 산업·자원·에너지, 금융 등 분야별 책임변호사와 정책자문단을 두고 있다. 화우는 최근 자동차손해배상보험법 개정안과 개별소비세법 개정안 입법 자문을 맡았다.

올해 국회 공식 자문 로펌으로 선정된 세종은 실무자 중심으로 입법팀을 구성했다. 세종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 출신 실무인력을 대거 영입해 상향식 프로세스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국회사무처 입법차장 출신 구기성 고문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율촌은 ‘조세명가’답게 조세법 관련 입법 자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윤영규 변호사가 이끌고 있는 지평 공공정책팀에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국회 보좌관 출신 김진권 변호사 등이 활약하고 있다. 동인은 최근 삼성SDS 법무 총괄담당을 역임한 진욱재 변호사를 영입하는 등 해외 법제 관련 자문도 제공하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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