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22만5천명 설문 결과…과제·콘텐츠 제공형이 대다수
현장·전문가들 "원격교육 규제 완화하고 교사 역량 키워야"
초중고 원격수업 한 달…실시간쌍방향 수업한 교사는 5%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진행된 한 달간의 원격수업 동안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한 교사는 5%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형 원격교육 정책자문단 제3차 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9일 고3·중3이 온라인 개학한 이후로 한 달째를 맞이한 초·중·고 원격수업의 경과를 분석하고 앞으로 원격수업이 나아갈 방향을 토론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문희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온라인 개학 이후 한 달간의 원격교육 추진 경과' 발제를 통해 원격교육의 현황과 성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김 국장이 미리 공개한 발제문을 보면, 교사들의 수업 방식은 교육부 기대만큼 다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지난달 27∼29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을 통해 교사 22만4천894명을 설문 조사해보니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원격수업을 펼친 교사는 5.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제공형' 수업을 한 교사가 10.6%, EBS 강의 등을 보도록 하고 과제를 병행하는 '콘텐츠 활용형' 수업을 한 교사가 40.9%, '두 가지 이상을 섞었다'는 교사가 43.3%였다.

두 가지 이상의 유형을 섞었다는 교사 중에서도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을 활용했다는 비율은 11.0%에 그쳤다.

82.1%는 과제형과 콘텐츠 활용형을 택했다고 답했다.

'향후에도 원격수업을 활용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교사(44%)보다 유보적·부정적으로 답한 교사(56%)가 더 많았다.

다만 김 국장은 교육 당국이 제공한 원격수업 플랫폼인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의 인프라가 기존 48만명 규모에서 600만명 규모로 증설됐고, 여기에 교사들이 탑재한 자체 제작 콘텐츠가 13만여개에서 한 달 만에 230만개 수준으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지난달 29∼30일 학부모 2천명을 설문 조사했을 때 '원격수업이 자녀 학습 결손 예방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5%가 "매우 도움이 됐다", 49%가 "도움이 된 편"이라고 답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형 원격교육 체제 구축 방안'을 발제하는 고경욱 신성고등학교 교사는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내려보내는 '탑다운(Top down)' 방식이 아니라 현장이 개선안을 내는 '바텀업(Bottom up)' 방식이 돼야 한다"고 요구할 예정이다.

정찬필 미래교실네트워크 사무총장은 미리 공개한 발제문에서 "교사들이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 미래 교육 전환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원격수업 경험을 통해 이 걸림돌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사들의 미래 교육 역량을 성장시켜야 하며, 학생들이 ICT를 기반으로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며 "소외 지역·계층을 대상으로 한 원격교육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