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마스크 착용…더워진 날씨에 턱까지 내리기도
'생활방역 첫날' 출근길 지하철 내 거리두기는 불가능
사건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하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대응을 전환한 첫날인 6일.
재택근무를 시행하던 상당수 회사가 예전처럼 출·퇴근 근무로 전환하고 최장 6일이던 징검다리 연휴도 끝나면서 출근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와 비교해 크게 붐볐다.

이 때문에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는 대중교통 이용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정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능한 한 한자리씩 띄어 앉으며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둘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7시50분께 '지옥철'이라는 오명이 붙을 정도로 출근길 승객들로 가득 찬 지하철 9호선 열차 안에서는 거리유지는커녕 앞뒤, 옆 사람과 몸이 닿을 정도로 바싹 붙어서 목적지까지 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승강장에서도 10여명씩 줄을 길게 늘어서서 지하철을 기다리느라 앞사람과의 거리두기를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마포구에서 종로 방면 시내버스에도 출근길 시민들로 만원을 이뤘다.

승객이 많을 때는 서로의 어깨가 다닥다닥 붙을 정도로 버스가 붐볐다.

을지로4가역에서 만난 직장인 최 모 씨는 "지하철 승강장에서 '사람이 많으면 다음 열차를 이용하고 승강장이나 열차 내에서 최대한 거리를 두고 이용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사실상 지킬 수 없는 주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에는 짧은 옷을 입으니 사람들과 직접 피부가 닿을 수 있어 더 불안하지만 회사에 다니려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중교통 내 거리 두기는 사실상 지킬 수 없었지만, 출근길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지하철 3호선에서 만난 직장인 이 모 씨는 "마스크를 쓰지만 출퇴근 시간대에 다닥다닥 붙어 타니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생활 방역 전환 후에도 당분간은 조심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 중에서는 날이 더워지면서 종종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 KF94 등 방역용 마스크가 아닌 상대적으로 얇고 가벼운 치과용 마스크를 쓴 사람도 눈에 띄었다.

왕십리역에서 만난 직장인 신희영 씨는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면서 재택근무가 끝난 탓인지 출근길 지하철에 승객이 많아진 것 같다"며 "지하철이나 실내 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쓰려고 하지만 날이 더워지면서 마스크를 쓰면 답답하고 더워 착용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차 모 씨도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 한낮에는 더워서 그런지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